[비즈니스포스트] DGB대구은행이 지방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편의점 안에 금융특화점포를 구축한다.
임성훈 DGB대구은행장은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특화점포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DGB대구은행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함께 2분기 안으로 대구에 1호 금융특화점포를 개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금융특화점포에는 디지털 키오스크가 배치돼 다양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대구은행은 금융특화점포를 실제로 운영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코리아세븐과 금융특화점포를 추가로 세우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2호 금융특화점포는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세워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 행장은 기존 영업점을 계속 줄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특화점포 구축이라는 실험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몸집 줄이기’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금융특화점포는 점포 통폐합에 따른 공백을 메워주는 한 가지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점 안에 점포를 마련하는 것은 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에 이어 대구은행이 네 번째다. 지방은행 가운데서는 처음이다.
금융특화점포가 대안점포뿐 아니라 대구은행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좋은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임 행장은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임 행장은 지역의 경기변화에 따라 실적의 변동성이 커지는 지방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도권과 대전·충청 등 다른 지역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편의점 유통망을 활용하면 아무래도 전국 곳곳에 대구은행 이름을 알리는 작업이 한층 수월할 수 있다.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임 행장은 12일 코리아세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금융과 유통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는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MZ세대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변화를 도모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 행장은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성화하면서 영업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영업점이나 자동화기기(ATM)를 찾는 고객들이 급감하는 가운데 지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은 운영 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임 행장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포 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임 행장은 지난해 8월 열린 대구은행 2021년 하반기 부점장 회의에서 영업과 채널, 디지털 등 부문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특히 점포 효율화와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영업 강화 등 과제 달성을 강조했다.
올해 1월에 열린 대구은행 부점장 회의에서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3대 전략 방향으로 수익기반 안정화, DT(디지털 전환) 추진 강화,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을 제시했다.
대구은행 점포 수는 2015년 254개에서 2016년 258개로 늘었다가 2017년 252개, 2018년 248개, 2019년 244개, 2020년 235개, 2021년 222개 등으로 계속 줄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특화점포 구축은 당장은 고객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일반 영업점보다는 구축이 쉽지만 디지털 키오스크 설치 등에 까다로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