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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우리'와 '하나'는 왜 금융권 인수전 단골후보에 오를까요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4-19 16: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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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프로참석러.'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요즘 유행하는 말입니다.
 
[백브리핑] '우리'와 '하나'는 왜 금융권 인수전 단골후보에 오를까요
▲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로고.

최근 금융권 인수합병시장에도 '프로참석러' 처럼 항상 거론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이야기인데요.

금융위원회가 지난 주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현재 공개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죠.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사모펀드가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인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참전 가능성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또 다시 ‘우리’랑 ‘하나’입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최근 롯데카드와 관련해서도 인수 가능성이 높은 금융사로 계속해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향후 KDB생명보험 인수전이 원점으로 돌아가면 여기에도 참전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사로 여겨지는데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주요 인수전을 놓고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줄기차게 해명해도 계속 유력 인수 후보로 거명되는 상황, 대체 왜 그럴까요?

시장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다른 4대 금융지주인 KB금융, 신한금융과 비교해 비은행부문이 약하다는 점을 꼽습니다. 

특히 보험과 카드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우리금융은 보험계열사가 없고 하나금융은 보험부문의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카드사업을 하고 있지만 순이익이 신한카드와 KB카드에 크게 못 미칩니다.

최근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는 사실상 비은행부문 실적에서 갈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도 비은행부문 기여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비은행부문 기여도가 높을수록 순위가 높은 건데요.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은 2조6천억 원부터 4조4천억 원까지 큰 차이를 보였지만 4대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2조4천억~2조6천억 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비은행부문 실적에 따라 지주의 순이익 규모가 달라지는 상황은 올해도 변함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올해는 새 정부가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을 주의 깊게 살펴볼 준비를 하고 있어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로 마냥 수익을 키우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실적 도약을 위해 보험과 카드부문 강화가 필요한 만큼 시장에서는 이들을 MG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주요 인수 후보로 보는 것이죠.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과 신한금융도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보험사업을 키웠고 1등 카드인 신한카드 역시 과거 LG카드를 모태로 한다”며 “카드나 보험업 모두 몸집을 키우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종인 만큼 자금력을 갖춘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계속 유력 후보로 꼽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속해서 비은행부문 강화를 강조하는 점도 영향이 큽니다.

손태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은행부문 강화를 핵심과제로 내세운 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하고 보험사 매물도 살펴보겠다며 구체적 인수합병 업종까지 밝혔습니다.

함영주 회장은 3월 회장에 오르면서 비은행부문 인수합병 등을 통해 카드, 캐피탈, 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장이 공식적으로 인수합병을 이야기한 만큼 실무진에서는 주요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일단 살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새어나오기도 합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사는 자와 파는 자 사이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점도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계속해서 유력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인수합병시장은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자와 조금이라도 비싸게 받으려는 자의 미묘한 밀고 당기기가 벌어지는 곳입니다. 이에 따라 확인되지 않은 온갖 정보들이 돌아다닙니다.

매물을 사려는 주체가 많다면 팔려는 자와 사려는 자 모두 중요한 정보를 언론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감추며 자신의 패를 더욱 꼭꼭 숨깁니다.

인수전에 뛰어들기 직전까지 숨기는 경우도 있고요, 반대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다가 막판에 발을 빼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입찰이 마감될 때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습니다.

마감 이후에도 입찰에 참여한 업체 혹은 참여하지 않은 업체가 어느 정도 강도로 인수전을 준비했는지 확인이 잘 안 되니 이런 저런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사들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입장에서 주요 인수전 후보에 계속 이름이 오르내리는 일은 마냥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사업분야가 자꾸 드러난다는 점에서는 부담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인을 해도 계속 이름이 나온다는 점도 마뜩잖을 듯합니다.

가끔은 인수전 흥행을 위해 어디선가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이름을 흘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남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이니 기분도 좀 상할 수도 있고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인수합병 때마다 '프로참석러'처럼 이름이 거론되는 이 현상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비은행부문이 탄탄해지면 KB금융과 신한금융처럼 인수합병 유력 후보군에서 자연스럽게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기준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KB금융이 42.6%, 신한금융이 42.1%로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하나금융이 35.7%로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기여도는 17.2%에 그쳤습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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