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왼쪽)와 길영준 휴이노 대표이사가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패치’에 대한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 |
[비즈니스포스트]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의료기기사업, 반려동물(펫)사업 등에 투자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 사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방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일 유한양행은 의료기기업체 휴이노와 심전도 모니터링 솔루션 ‘메모패치’에 대한 국내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휴이노는 2014년 설립된 웨어러블 의료기기 전문 스타트업이다. 유한양행은 휴이노의 시리즈A~시리즈C 투자에 모두 참여해 130억 원가량을 투자함으로써 2대주주 입지를 공고히 했다.
휴이노에 따르면 메모패치는 기존 착용식 심전도 검사장비(홀터 모니터)와 비교해 크기가 작아 간편하게 착용 및 측정할 수 있다. 최대 14일까지 측정된 데이터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통해 분석돼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게 된다.
조 사장은 휴이노와 계약을 체결하며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양사가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유한의 영업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심전도 분석 시장을 주도하는 성과를 이뤄낼 것이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주요 제약사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보유한 후보물질만 3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의료기기, 반료동물용품,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 등 여러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반료동물용품을 보면 지난해 5월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사료 등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윌로펫’을 선보였다.
반려동물 사료의 경우 유한양행이 지분을 보유한 에스비바이오팜과 협력으로 상용화했다. 제다큐어도 마찬가지로 유한양행이 투자한 국내 바이오기업 지엔티파마에서 개발했다.
유한양행은 향후 의약품 및 의약외품, 프리미엄 영양식품, 진단의학 부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려동물 관련 신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여러 프리미엄 제품으로 구성된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을 내놓기도 했다. 와이즈바이옴을 앞으로 3년 안에 1천억 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 반려동물제품 브랜드 '윌로펫'. <유한양행> |
조 사장이 이처럼 신사업 육성에 힘쓰는 까닭은 유한양행을 2026년까지 글로벌 50대 제약사에 올린다는 비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2026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조 사장은 지난해 6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유한양행의 세계 랭킹은 100위권인데 2026년 기준으로 매출 4조 원을 올리면 넉넉하게 톱50에 들어갈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목표 달성 시점을 3년 뒤인 2024년으로 앞당겨보자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연결기준 유한양행 매출은 1조6878억 원으로 조 사장이 원하는 매출에 이르려면 2배 이상의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유한양행 매출의 70%가량은 기존 약품사업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조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유한양행의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 시점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조 사장은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넘게 의약품 영업 및 마케팅업무를 맡았다.
2020년 7월 유한양행 업무총괄 부사장을 맡으며 일찍감치 유한양행 대표로 내정됐다. 2021년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