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이르면 앞으로 3년 안에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에서 공정 기술력으로 TSMC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절대강자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외국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TSMC와 삼성전자가 아직 도입 시기를 발표하지 않은 2나노 이후 미세공정이 앞으로 기술 경쟁에 핵심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IT전문매체 더레지스터는 19일 “반도체 파운드리시장 경쟁 판도에 변화가 감지된다”며 “기술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인텔이 이른 시일에 TSMC를 넘고 시장을 주도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과 TSMC는 최근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 이후 고객사 반도체 생산에 활용할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도입 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TSMC는 2나노 미세공정 도입 시기가 2025년 말, 실제 고객사 제품에 적용 시기는 2026년까지 늦춰졌다고 밝히며 차세대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인텔은 2나노 도입 계획을 2024년 상반기, 차기 공정인 1.8나노 상용화 계획을 2024년 하반기로 앞당긴다는 내용을 공식화하면서 신기술 개발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더레지스터는 시장 조사기관 IC놀리지 분석을 인용해 인텔이 1.8나노 공정을 통해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를 모두 한꺼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2나노 공정을 2025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을 뿐 인텔의 1.8나노 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차기 공정 도입 계획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텔이 계획대로 차세대 반도체 미세공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양산체계 구축과 수율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1.8나노 공정을 통해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 공정을 상대할 수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수준이 발전할수록 성능 및 전력효율 개선에 효과가 커지는 만큼 고객사들이 인텔에 위탁생산을 말길 만한 이유가 충분해지는 셈이다.
더레지스터는 인텔의 공격적 기술 발전 계획에 의심의 시선을 보내면서도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반도체 파운드리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왼쪽)와 대만 TSMC의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삼성전자의 2나노 이후 차세대 공정 도입 계획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텔이나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아직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앞두고 있는 만큼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의식해 2나노 이후 공정 도입 로드맵을 발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상반기부터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이런 계획의 진행 상황과 이후 공정 개발 현황을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TSMC와 삼성전자가 모두 2나노 이후 공정에 관련해 확실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인텔이 1.8나노 도입 목표를 적기에 이뤄낸다면 파운드리시장이 인텔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텔은 2나노 이후 파운드리 공정기술 도입에 자신감을 두고 미국과 유럽 등 여러 지역에 새 파운드리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더레지스터는 인텔의 2나노 또는 1.8나노 공정 기반 반도체가 실제로 시장에 출시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미세공정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반도체의 실제 성능과 회로 집적도 등 요소는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 1.8나노 공정 상용화 시기가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선다고 해도 실제 반도체 성능이나 수율 등 측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보이지 못한다면 고객사들에 선택을 받기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더레지스터는 “인텔과 TSMC, 삼성전자의 차세대 미세공정 반도체에 관련해 판단하려면 결국 이런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성능과 전력 효율을 비교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