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2-04-01 15: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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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쌍용차 인수전까지 나선 것을 놓고 사업다각화 의지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 쌍방울 그룹 로고.
다만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를 향한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일 쌍방울그룹에 따르면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다음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광림은 1979년 설립된 특장차 제조업체로 2014년 쌍방울의 지분 24.78%를 취득해 쌍방울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광림은 쌍방울 지분 12.08%를 보유하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쌍용차의 완성차 제조 능력에 광림의 특장차 제조사업 경험을 더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완성차를 들여와 개조과정을 거치는 특장차사업의 구조를 감안할 때 완성차 제조기업을 계열사로 두게 되면 개조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제작기간을 단축하는 효과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쌍용차 인수는 도움이 된다.
광림은 지난해 9월 캐나다의 운송 솔루션업체 ‘기가카본뉴트럴리티’와 기술이전 및 합작투자 설립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기·수소 특장차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쌍용자동차가 3월 말 첫 전기차인 ‘코란도이모션’을 국내에 출시했다. 광림이 준비하고 전기특장차사업과 관련해 쌍용차가 쌓아온 연구개발 노하우 등은 큰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쌍방울그룹이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쌍방울그룹은 2021년 6월 진행된 이스타항공 인수전에도 참가한 바 있다.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 방안으로 광림의 항공정비사업 및 항공물류사업 진출과 함께 기내면세점 등 신사업 등을 공개하며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 확대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결국 인수전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이어 쌍용차 인수전까지 나서는 것은 결국 쌍방울그룹이 사업 다각화에 강한 의지를 품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쌍방울그룹 여러 계열사의 상황이 좋지 않아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쌍방울그룹 상장사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2021년 쌍방울그룹의 상장사 5곳(광림, 쌍방울, 비비안, 나노스, 인피니티엔티) 가운데 4곳의 영업이익은 2020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쌍방울의 상황이 심각하다.
쌍방울은 버는 돈(영업이익)보다 내야 하는 돈(이자비용)이 더 큰 상태가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좀비기업'이라는 평가도 심심찮게 나온다.
광림의 상황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광림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884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16.9%, 영업이익은 27.5%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2020년 1.1에서 2021년 0.96으로 낮아지면서 역시 향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이 급한 상황에서 쌍용차라는 반가운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필요한 3천억 원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EV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데 필요했던 금액이 3천억 원 안팎이었던 만큼 자금 측면에서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다만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전 참가가 실현가능한지 여부를 의심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쌍용차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특장차 제조분야에 한정된 시너지만 보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려는 것이 설득력 있는 설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동차업계는 쌍용차 인수부터 시작해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자금만 약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바라본다.
반면 쌍방울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을 합치면 2021년 말 기준으로 약 1200억 원에 그쳐 실제로 인수가 가능할지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이 많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