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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투자전략 선회, 쿠팡 지분 처리방안 변수로 떠올라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4-01 1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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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투자전략 선회, 쿠팡 지분 처리방안 변수로 떠올라
▲ 손정의(마사요시 손) 소프트뱅크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프트뱅크가 IT기업 전문 투자펀드 ‘비전펀드’ 투자 손실에 따른 주가 하락과 경영 악화에 대응해 투자기조를 보수적으로 선회하고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비전펀드에서 대규모 투자로 확보한 쿠팡 지분 활용방안도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전략 변화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 아래 놓이고 있다.

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마사요시 손(손정의) 회장은 최근 소프트뱅크 주요 임원들에게 당분간 투자를 자제하고 자금 확보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 등 세계 주요 증시 기술주 하락 사태에 비전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리스크와 중국 기술주 급락 사태가 손 회장 주도로 설립한 1천억 달러 규모 비전펀드에 큰 리스크를 안기게 됐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도 투자 성과 부진에 따라 1년 전보다 약 40%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소프트뱅크가 다급하게 자금 확보를 추진하며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적극적으로 찾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펀드에서 투자한 전 세계 기술기업들의 지분도 매각 대상으로 활발히 거론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보유하고 있던 쿠팡 지분을 지난해 상장 당시 주가보다 40% 낮은 가격에 대거 매도한 점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소프트뱅크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 매각 무산에 따라 ARM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100억 달러의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손 회장은 최근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주로 중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를 통해 투자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온라인 교육업체 등의 주가는 대부분 주식을 매수한 시점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차량공유사업과 온라인교육, 알리바바 핀테크사업 상장 등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이런 상황에서 쿠팡과 같이 지분가치를 인정받기 상대적으로 유리한 투자기업의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쿠팡도 기술주 주가 하락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여전히 한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보유하고 있던 쿠팡 지분의 약 10%를 최근 10억4천만 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9월에도 17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비전펀드에서 투자한 중국 기술주 주가가 회복하거나 ARM이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까지 소프트뱅크의 자금난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그만큼 쿠팡 지분과 같은 투자자산을 매각해야만 할 필요성도 갈수록 높아질 수 있다.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 투자전략 및 비전펀드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쿠팡 주가에도 변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의 흐름은 소프트뱅크 내부에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비전펀드가 외부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점도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시장 조사기관 뉴스트리트리서치는 소프트뱅크가 아직 23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당분간 채권이자 상환과 주주환원, 신규 투자 등을 진행해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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