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유한양행이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해 2018년 얀센에 1조4천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안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연간 1조 원 이상 매출) 의약품으로 성장하고 있다.
▲ 윤태영 오스코텍 각자대표이사.
오스코텍 31일 국내 제약회사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이중저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KNP-502’에 대한 세계 독점적 실시권을 도입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오스코텍은 카나프테라퓨틱스에 계약금 20억 원과 마일스톤(기술수출 수수료)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KNP-502의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2023년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중저해 면역항암제란 2개 이상의 암 관여 물질을 억제하는 면역 항암제를 말한다.
오스코텍은 KNP-502가 암세포의 악성화 과정에서 분화, 내성, 전이, 면역억제 환경조성 등을 유도하는 EP2와 EP4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오스코텍은 KNP-502가 단독투약뿐만 아니라 미국 제약회사 MSD(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등과 병용해서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EP2와 EP4 수용체를 저해하면 종양의 악성화에 따른 치료 내성을 극복할 수 있어 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해줄 새로운 기전이 될 것으로 바라본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NP-502는 올해 전임상 시험을 추진해 임상1상 단계까지 직접 개발한다”며 “임상1상을 마친 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얼마나 KNP-502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대규모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방법과 계속 직접 개발하는 방법을 선택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제약회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이 EP4 수용체를 저해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고 또 다른 미국 제약회사인 템페스트는 EP2와 EP4 수용체 모두 저해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의료시장 분석기업인 아이큐비아는 전 세계 면역항암제 시장규모가 2021년 1270억 달러(약 153조6천억 원)에서 해마다 6~9%씩 성장해 2026년에는 1780억 달러(약 215조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오스코텍이 2021년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를 발굴한 경험을 통해 KNP-502의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라본다.
오스코텍은 2015년 전임상 시험 단계의 렉라자를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했고 유한양행은 2018년 미국 제약회사 얀센에 총 계약규모 1조4천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현재 렉라자는 얀센의 항암치료제 아미반타맙과 병용요법으로 미국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스코텍이 렉라자의 출시로 수백억 원 대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렉라자의 국내 판권은 유한양행이 보유하고 있지만 오스코텍은 매출 로열티 10~15%와 해외 판권의 40%를 배분받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임상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승인받으면 수백억 원의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스코텍은 KNP-502의 개발에 성공한다면 '제2의 렉라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한양행을 거쳐 미국 얀센에 기술이전된 렉라자는 현재 이중항체 아미반타맙과의 병용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인데 2023년경 글로벌 허가를 받을 것이 예상된다. 국내 개발 신약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대표는 “암 환자의 대부분은 결국 치료제에 관한 내성과 전이로 사망하는 만큼 암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며 “KNP-502는 다수의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단독으로도 우수한 면역항암 효과를 보였고 PD-1 면역항암제와의 시너지도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 수석연구원, 동아에스티 혁신신약연구소 소장 등을 맡으며 제약바이오 경력을 쌓았다.
윤 대표는 동아에스티에서 일할 때부터 김정근 대표가 여러 차례 오스코텍에 와달라고 제안한 것을 수락해 2020년 3월 오스코텍의 각자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그는 2022년 3월14일 기준 오스코텍 주식 1350주(지분율 0.01%)를 보유하고 있으며 451만6710주(14.8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김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오스코텍의 경영을, 윤 대표는 오스코텍의 임상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