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반도체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 ‘반도체 동맹’ 결성을 제안한 일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결과적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중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만큼 이번 동맹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이 격화되면 관세 인상 등으로 공급망과 실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30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논평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동맹 제안은 결국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중국을 몰아내기 위한 목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반도체산업에 핵심인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사실상 거래를 중단하도록 하기 위해 미국 정부 차원에서 압박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의미다.
미국 정부는 세 국가와 미국을 모두 아우르는 동맹체계를 구축해 세계 반도체산업 현안에 대응하고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데 힘을 합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런 제안이 중국 본토에서 반도체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공장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전체 출하량의 40%가량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D램공장 및 최근 인수한 인텔 낸드플래시공장을 중국에 두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 제안을 받아들여 미국과 중국 무역관계 악화를 주도한다면 큰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압박을 받아 중국 반도체공장을 운영하기 어려워지거나 반도체 수출 관세, 중국 내 반도체 공급망 차질 등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이런 시도가 결국 전 세계 반도체 공급 차질을 재현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전 세계에서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공장에 EUV(극자외선)장비 등 첨단 반도체장비를 도입하지 말라고 압박했던 점을 두고 비판도 이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EUV장비업체인 ASML도 미국의 중국 반도체장비 반입 제한 시도가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런 목소리에도 귀를 닫는 일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을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떼어내려는 노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결국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시도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글로벌타임스는 “반도체 공급 차질은 미국인들에 고통을 안겨줬던 인플레이션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며 “반도체 동맹 구축을 위한 무모한 시도의 결과는 결국 미국 스스로에 돌아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