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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물산패션 화려하게 부활, 부문장 이준서 비책 궁금하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2-03-2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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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국내 패션업계에서 작년 화제의 중심이 된 기업을 꼽자면 단연 삼성물산패션(삼성물산 패션부문)을 들 수 있다. 하향세에 빠진 패션회사가 부활하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물산패션은 간판브랜드인 빈폴의 브랜드가치가 떨어지고 신사업들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적자가 누적돼갔다.

전임 이서현, 박철규 부문장이 좋은 사업아이템을 많이 발굴했지만 대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물산의 본업인 건설업이 아니었다면 제일모직 60여 년 역사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이준서 부사장의 부활 방법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 방법은 국내패션 구조조정과 신명품 유통사업 육성이었다.

이 부문장은 2020년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뒤 첫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전통캐주얼 빈폴의 발목을 잡아 온 빈폴의 라인들을 정리했으며 빈폴스포츠는 아예 철수시켰다. 또 오프라인 로드샵을 대거 정리했고 국내외 자회사들도 매각했다.

불필요한 비용이 줄자 전임자들이 준비했던 아이템들을 키울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먼저 이서현 부문장이 준비한 성장동력인 편집몰사업에 힘을 실었다. 삼성물산패션은 세계 3대 편집숍이라고 불리는 ‘10 꼬르소 꼬모’와 20~30대를 노린 자체 편집숍 비이커를 운영하면서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수입브랜드, 국내 디자이너브랜드를 발굴하고 알리는 시스템을 보유했다.

박철규 부문장이 발굴한 신명품 브랜드들도 삼성물산 패션의 새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게 됐다.

신명품이란 기존 명품보다 가격 및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독창성과 편안함을 갖춰 젊은이들의 호응을 받는 제품들을 말한다. 삼성물산패션이 국내에 유행시킨 신명품에는 톰브라운, 메종키츠네, 르베르, 아미 등이 있다.

이준서 부문장은 편집숍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브랜드들로 수도권과 대도시에 단독매장을 내는 사이클을 도입해 이런 브랜드의 성장을 가속했다. 2021년 한 해 이런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아미는 200%, 르메르는 130%, 메종키츠네는 70%, 톰브라운은 20% 늘었다.

삼성물산패션은 2021년 매출 1조7700억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내 2020년보다 매출은 14.4% 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1년 상반기 모든 직원이 100% 상여금을 받았는데 패션부문 설립 이후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삼성물산패션은 1954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만든 제일모직공업이 시작이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되면서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으로 재편됐다.

자체 브랜드로는 전통캐주얼 빈폴이 있으나 뚜렷한 디자인 철학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고 무리하게 라인을 다각화하면서 전통캐주얼로서 정체성이 흐려졌다.

이서현 부문장 때는 패스트패션 유행을 겨냥해 에잇세컨즈를 론칭했는데 초반에 부진해 오너인 이서현 부문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는 계기가 됐다.

현재 이준서 부문장은 현재 빈폴 브랜드 되살리기에 힘쓰고 있으며 '삼성물산패션의 타임'이라고 볼 수 있는 '구호'브랜드를 키워가고 있다. 에잇세컨즈도 소비자로부터는 트랜디하고 젊은 감각의 제품을 괜찮은 가격에 내놓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사업적으로도 정상궤도에 올랐다.

삼성물산패션이 해외브랜드 유통사업의 성공모델로 주목을 받지만 회사 내외부에서는 결국에는 자체브랜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패션이 키운 해외브랜드들이 국내 직진출로 전략을 바꿀 수 있고 유통계약 종료나 변경 등도 잠재적 리스크다. 실제로 2021년 초 톰브라운이 삼성물산패션과 결별하고 국내 직진출을 추진한다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준서 부문장은 이에 편집몰 비이커를 통해 20~30대 고객을 겨냥한 자체브랜드를 론칭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패션기업의 온라인 전문몰과 오프라인 시장의 축소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한섬은 자체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삼성물산패션은 해외브랜드 전략을 어떻게 들고 가야 하는지와 관련해 확실한 강점을 보여줬다. 최근에는 서로의 전략을 닮아가는 모습도 보인다. 다음에는 다른 분야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뵙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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