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시간 벌기에 나섰지만 추가자금 확보 방안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에디슨모터스가 최근 인수한 계열사 유앤아이가 에디슨모터스의 추가자금 확보 창구 역할을 맡고 있지만 쌍용차 채권단을 설득할 자금을 마련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의 마지막 관문인 관계인 집회를 4월1일에서 5월23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구주 인수대금 잔금 납부일도 미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기존 일정대로라면 관계인 집회가 열리기 5일(영업일 기준) 전인 이날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잔금 2743억 원을 납부해야 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반대하는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 관계인 집회 연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는 잔금과 관련해 자체 조달 등으로 이미 확보했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더구나 변제율 등을 놓고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추가자금 투입이 필수적인 만큼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던 계열사들 가운데 에디슨EV가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여 있어 다른 계열사 유앤아이의 부담이 한층 가중된 상황이다.
더구나 유앤아이의 재무구조도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추가자금까지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앤아이는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21년 사업연도에서 감사보고서 적정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유앤아이가 상장 이후 지속해서 영업손실을 봤다는 점에서 추가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유앤아이 2015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으로 시장에 입성했는데 장기간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조건을 한시적으로 면제 받았다.
유앤아이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별도기준으로 2016년 영업이익 7억8695만 원을 낸 뒤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 절차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라면 이미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돼 거래소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수준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디슨모터스가 채권단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유앤아이에서 추가적 자금조달을 하면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유앤아이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총차입금의존도(총자본에서 차입금 비중)는 38.7%로 나타났다.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평가받는 30% 미만을 넘는 수준이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 회생채권 가운데 상거래채권이 70%가량을 차지해 상거래채권단이 반대하면 회생계획안은 부결된다.
이미 쌍용차 상거래채권단은 앞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공식적으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을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쌍용차 상거래 채권의 90%이상을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서 변제율이 낮다는 이유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쌍용차는 회생채권(약 5470억 원)의 1.75%만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전환을 하지만 이마저도 감자가 예정돼 있어 채권단이 받게 될 경영상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상거래 채권단들이 요구하는 최소 변제율 기준 50%를 맞추려면 에디슨모터스는 약 2640억 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더구나 쌍용차 내부에서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과 관련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쌍용차 노동조합도 23일 서울회생법원에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해당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미 상거래 채권단의 90% 이상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회생법원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쌍용차 재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인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인 만큼 새로운 정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