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인 니켈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테슬라가 원가 상승 영향을 극복하는 데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일찌감치 여러 협력사를 통해 자체적으로 니켈 공급망을 구축했고 니켈 사용량이 적은 전기차 배터리로 기술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지시각으로 21일 “천정부지로 치솟는 니켈 가격이 전기차업체들에 고통을 안기고 있다”며 “하지만 테슬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시장에서 거래되는 니켈 가격은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의 수요 급증과 니켈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의 수출규제 등 영향을 받아 최근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7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니켈 가격은 1톤당 5만5천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는 최근 3개월 만에 약 90% 상승한 수치다.
테슬라 역시 니켈 가격 상승에 부담을 안고 최근 ‘모델3’과 ‘모델Y’ 등 전기차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등 대응조치에 나섰다.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가 경쟁사들과 달리 수년에 걸친 영리한 전략을 통해 니켈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성과를 냈다며 갈수록 경쟁력을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가 그동안 니켈을 공급하는 여러 광산업체들과 직접 공급 협력을 맺은 데 이어 약 1년 전에 뉴칼레도니아에 있는 세계 4위 니켈 광산업체를 직접 사들인 점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전기차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니켈을 사들여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배터리업체에만 공급을 의존하는데 테슬라는 한발 더 나아가 배터리 핵심 원료 공급망까지 자체적으로 구축해 둔 셈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가 2020년부터 일찌감치 니켈 함유량이 적은 망간배터리 등 다른 전기차 배터리로 꾸준히 기술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니켈을 활용하는 배터리도 일본 파나소닉과 협력을 통해 기존 배터리보다 용량이 높은 4680 배터리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며 자원 사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니켈을 재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래를 내다본 테슬라의 전략이 전기차시장에서 유리한 경쟁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니켈 공급부족이 악화될수록 테슬라가 더욱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를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증권사 제프리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이미 경쟁사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외형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스는 일론 머스크 CEO의 ‘마스터플랜’이 테슬라에서 올바르게 작동하고 있다며 최근 전기차 가격 인상도 원가 문제보다 전략적 측면의 이유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전기차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머스크 CEO의 전략이라는 의미다.
세계 전기차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공급 부족과 가격 인상에 고전하는 상황에도 테슬라는 공격적으로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며 공격적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새로 건설한 전기차공장은 현지시각으로 22일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중국 상하이공장 생산라인 증설과 중국 제2공장 건설 계획도 올해 안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리스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등 리스크를 반영해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1400달러에서 1250달러로 낮춰 내놓았다.
하지만 21일 기준 종가와 비교하면 약 36%에 이르는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