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부터 퇴직연금시장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되면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퇴직연금시장을 미래 핵심 수익원으로 잡고 운용역량 강화, 상품군 확대 등을 통해 은퇴자금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12일부터 도입되는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 따라 연금상품군이 확대되고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방법 선택하지 않으면 사전에 선택해놓은 방법으로 전문기관이 대신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입자의 의사가 없으면 안전한 원리금보장형에 관례적으로 투자돼 수익률이 높지 못했는데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실적배당형 펀드 등으로 적극적 운용이 가능해졌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를 위해 디폴트옵션 시스템을 적용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정부에서 정한 디폴트옵션의 범위는 만기날짜를 정해두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비롯해 머니마켓펀드(MMF), 인프라펀드, 원리금 보장형 상품 등으로 가입자는 이 가운데 하나를 사전에 정해둘 수 있다.
여기에 더해 4월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에는 확정기여형 적립금 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지금까지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됐던 사기업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은 이러한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종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잡기에 만반의 대비를 갖춰 나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말 인사에서 최재영 부행장을 WM고객그룹 수장으로 임명하면서 연금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부행장은 퇴직연금사업부장, 연금사업본부장을 잇달아 지낸 '연금전문가'로 불린다.
이에 더해 KB국민은행은 17일 서울 목동과 은평, 대구에 은퇴자산관리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추가로 개소하면서 전국에 총 11개 센터를 통해 은퇴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2021년 11월 은행권 가운데 최초로 퇴직연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면서 최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장지수펀드와 연금을 결합한 상품을 선보였다.
그 뒤를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퇴직연금 ETF 상품을 차례로 내놓았으며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상품 도입을 위한 매매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밖에 14일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원금보존 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을 내놓는 등 꾸준히 퇴직연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기존 퇴직연금 전문센터를 퇴직연금 관리센터로 확대개편하면서 연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퇴직연금 관리센터는 프라이빗 뱅커(PB) 출신 은퇴 설계 상담사와 은행 내 투자상담 우수직원이 퇴직연금 가입 고객을 상대로 자산운용 및 관리에 관한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에 조직확대를 통해 퇴직연금 관리 및 상담을 위한 전문인력을 대거 보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추가자금 또는 퇴직금을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5월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부터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비대면 개인형 개인퇴직연금(IRP)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공격적인 고객확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