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창수 F&F 대표이사 회장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콘텐츠를 선택했다.
패션업계에서는 F&F가 주력 브랜드인 MLB의 중국사업에서도 콘텐츠 기반의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F&F가 드라마 제작사 빅토리콘텐츠 인수를 계기로 드라마와 패션사업 사이 시너지 구축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토리콘텐츠는 2003년 설립된 텔레비전 드라마 전문 콘텐츠 제작사로 코넥스 상장사다. 그동안 ‘발리에서 생긴 일’, ‘쩐의 전쟁’, ‘대물’ 등의 인기드라마를 제작했다.
F&F는 약 235억 원의 인수자금을 들여 빅토리콘텐츠 지분 50.4%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F&F는 빅토리콘텐츠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제품을 노출시키거나 자체 콘텐츠 제작에서 도움을 받는 등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F&F는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패딩 제품을 2016년 방영된 인기드라마 ‘도깨비’에 협찬해 당시 브랜드 매출 1천억 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낸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는 콘텐츠 시너지를 모색하는 단계이지만 조만간 전략을 수립한 뒤 빅토리콘텐츠가 제작하는 드라마를 활용해 브랜드를 적극 홍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토리콘텐츠는 6월에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을 제작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당장 드라마에 협찬이 들어갈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앞으로의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서는 F&F가 빅토리콘텐츠의 인수 목적으로 K-콘텐츠 제작을 내세운 만큼 주력 브랜드인 MLB가 중국에서 콘텐츠 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F&F는 지난달 중국의 인기배우 겸 가수인 쉬쟈치(Xu Jiaqi)를 MLB 브랜드의 2번째 중국인 홍보대사로 발탁했는데 쉬쟈치가 한중합작 드라마에도 출연했던 경력이 있어 이 같은 시선에 힘이 실린다.
F&F가 콘텐츠 마케팅 전략에 힘을 주는 것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예능, 드라마, 토크쇼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한섬의 웹드라마 ‘핸드메이드러브’, LF의 ‘리더스패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배달의 프로들’ 등 콘텐츠들은 해당 콘텐츠에 등장한 제품의 매출을 늘리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마케팅은 인위적이고 직접적으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광고에 노출시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
기존 전통 매체의 광고가 제품정보 전달이나 일방적인 브랜드 이미지 전달에 주력했다면 콘텐츠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즐기면서 스스로 의견을 남기고 다른 곳에도 확산시키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
이러한 효과와 함께 F&F가 드라마 제작사를 직접 인수한 배경에는 자체 제작한 드라마나 웹예능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은 까다로운 제품 노출 규정이나 타회사 제품과의 협찬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은 그동안 F&F의 자회사인 에프앤에프파트너스를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역량을 키워왔다.
F&F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F&F의 콘텐츠 마케팅은 그동안 자회사를 통한 콘텐츠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형태로 이뤄져왔다”며 “이번에도 K-콘텐츠 제작에 시너지가 낼 수 있는 기업인 빅토리콘텐츠에 투자한 것이다”고 말했다.
에프앤에프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부터 먼프(퍼포먼스 마케팅 광고), 채널옥트(영상제작), 밤부네트워크(단편 드라마 제작), 와이낫미디어(웹드라마), 바이포엠(콘텐츠 유통배급), 바운드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등의 콘텐츠 회사에 투자해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