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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SK 효성 코오롱, 플라스틱 재해석으로 살아가는 길 찾다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2-03-1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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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탈플라스틱시대가 다가오지만 플라스틱 재활용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찾은 기업이 있다.

플라스틱의 용도를 완전히 달리 찾은 기업도 있다.

저렴하고 견고하고 무해하고 분해도 잘 되는 플라스틱에 대한 투자는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완전히 결별하는 데는 앞으로도 수십 년은 걸릴 수밖에 없다.

썩는 플라스틱이 기능적 측면에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가격이 비싼 것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돈을 벌 기회는 없는 것일까?

지금껏 공공기관과 시민사회가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플라스틱 순환모델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시민단체 자료 등을 종합하면 국내 플라스틱 분리수거율이 87%로 세계 최고 수준이나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을 41%에 불과하다.

종래의 기계적 재활용 방식으로는 오염되지 않은 일부 페트병만 재활용되는 데 그치고 나머지 폐플라스틱은 제도와 인력, 인프라 부족으로 매립지에 버려지고 있다. 그동안 원료 수출이라는 핑계로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떠넘기던 것도 불가능해지면서 엄청난 양의 폐플라스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녹여 재활용하는 화학적 재활용(켐사이클링)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난방유나 가솔린을 얻기도 하고, 특히 플라스틱의 원료인 납사(나프타)로 환원해 플라스틱 활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 

화학적 재활용의 선도기업은 독일의 바스프다. 바스프는 페어분트(통합) 시스템으로 명성이 높다. 바스프의 페어분트 생산기지에서는 공장과 공장이 파이프로 연결해 모든 공장이 시계 부품처럼 움직인다.

페어분트에서는 원료물질이 파이프를 타고 신속하게 분배되고 이동하기 때문에 원료와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 공정에서 배출되는 배기열과 소각열까지 증기형태로 가두고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며 최종적으로 투입된 원료물질와 연료의 7%만을 폐기물로 배출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화학적 재활용이 태어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기존 기계적 재활용 공정이 활용하지 못한 혼합 플라스틱, 오염된 플라스틱, 합성섬유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바스프는 2019년부터 독일 재활용센터에서 수집한 폐플라스틱을 페어분트에 투입해 재활용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진공에서 가열하면 플라스틱 오일과 가스를 얻을 수 있는데 이를 가공하면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얻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SK종합화학이 미국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2022년 국내에 화학적 재활용 합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아직 시장 진입 단계라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을 완전히 재해석해 내놓는 기업도 있다. 

도레이는 1926년 설립된 일본 대표 석유화학기업이다. 도레이의 연간 매출은 25조 원에 이른다. 1960년대부터 석유화학업계의 경쟁이 극심해지자 신기술인 탄소섬유기술에 집중투자해 독보적 지위를 확보했다.

탄소섬유는 내열성, 내화성, 내마모성이 뛰어나며 제조방식에 따라서는 전기가 통하는 성질(전도성)도 부여할 수 있는 만능소재다.

항공기 및 우주선, 고급 자동차와 자전거 몸체, 에너지 저장용 압축용기, 골프와 낚시 등 스포츠용품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탄소섬유 가격은 20~40달러 수준이나 성형과정에 수작업이 동반되기 때문에 탄소섬유가 적용된 제품의 가격은 대단히 비싸다.

글로벌 탄소섬유시장 점유율(물량 기준)의 31%를 도레이가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우주항공과 풍력발전에 사용되는 고기능 탄소섬유 시장은 도레이가 독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효성첨단소재가 탄소섬유를 국내에서 첫 번째로 개발해 투자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특구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 탄소섬유 생산기지에서 연간 2만4천 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를 활용한 수소용 압력용기와 국산 방탄헬멧, 자동차 몸체 등도 만들기로 했다.

산업용 고부가 플라스틱하면 아라미드섬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아라미드는 열에 잘 버티고 강철보다 5배 강하며 무게가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통신 케이블과 고성능 타이어, 방탄복 등에 사용된다. 아라미드 섬유는 킬로그램당 가격이 20~40달러로 일반 플라스틱(폴리에틸렌)의 10배 수준이다.

글로벌 아라미드섬유시장은 미국의 듀폰과 일본의 데이진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섬유 기술을 국내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는 3번째로 확보해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글로벌 아라미드섬유 점유율은 7%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3년부터 생산량을 1만5천 톤으로 늘려 국내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점유율도 높여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밖에 최근 플라스틱업계에서는 열에 약한 플라스틱의 한계까지 극복한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강철보다 가볍고 정밀가공이 쉬우면서도 내열성은 물론 기계적강도도 뛰어난 특성을 지닌다. 대표적으로 폴리페톨린설파이드(PPS), 폴리이미드(PI), 폴리에테르에테르케톤(PEEK) 등이 있다.

지금껏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려는 각국 정부의 압력에 맞서 석유화학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시장을 만들어 가는지 간략하게 살펴봤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한국 기업의 대응이 많이 늦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적 문제가 지구적 과제가 된 지금이 한국 기업에는 큰 기회일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약진을 기대한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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