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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관련 제품 전문기업 인스팅터스, 여성 건강 넘어 인권과 환경도 고려

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 2022-03-14 15: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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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사회·경제 활동이 늘면서 이른바 ‘펨테크’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을 합친 신조어다. 여성의 건강이나 삶에 맞춘 기술, 상품, 서비스를 뜻한다.
  
성 관련 제품 전문기업 인스팅터스, 여성 건강 넘어 인권과 환경도 고려
▲ 인스팅터스가 판매하는 제품. <인스팅터스>

인스팅터스는 국내에서 펨테크시장을 개척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제품과 원재료 등에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실험도 최소화하는 비건 콘돔을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설립된 뒤 해마다 20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고 2020년에는 연간 매출 50억 원을 돌파했다.

인스팅터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영향에도 2021년 매출이 소폭 늘면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앞서 인스팅터스는 2014년 콘돔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부끄럽지않아요’를 통해 사업을 시작했다. 콘돔을 공개적으로 구매하기를 꺼리는 사회적 인식을 고려한 전략이었다.

이후 콘돔을 생산하기 위한 고무 가공과정에서 발암물질 니트로사민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건강을 중시하는 콘돔 제작에 직접 나섰다.

연구개발 끝에 2015년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착향료, 착색제, 발암물질 등이 없는 콘돔 ‘이브’를 내놨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콘돔 속 니트로사민 문제도 제기했다.

또 과거 제품 데이터를 활용해 추가적 동물실험도 최소화했다. 토끼를 대상으로 콘돔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동물실험이 진행된 뒤 토끼가 안락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인스팅터스는 콘돔 제품과 관련해 2016년 동물보호단체 피타(PETA)로부터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 동물실험도 진행하지 않았다는 비건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기업의 사회성과 공익성을 평가하고 수여되는 국제적 인증인 비콥(B Corp) 인증도 획득했다.

인스팅터스는 콘돔 외에 유기농 러브젤, 유기농 세정제, 친환경 월경용품 등 여성 건강에 초점을 맞춰 무해한 소재를 사용한 성 관련 여성용품을 선보이며 상품군을 확대했다. 일본과 베트남 등으로 수출에도 나섰다.

박진아 인스팅터스 공동대표이사는 201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성 관련 제품 전문기업 인스팅터스, 여성 건강 넘어 인권과 환경도 고려
▲ 박진아 인스팅터스 공동대표이사.

펨테크시장은 인류의 절반인 여성을 고객으로 삼는 만큼 큰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의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펨테크시장 규모는 2020년 225억 달러에서 2027년 650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스팅터스는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사회적 성 인식을 바꾸고 평등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도 품고 있다.

인스팅터스는 해마다 매출액의 1% 이상을 소외된 계층의 권리증진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기관에 후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여성 의료진을 위한 생리컵을 지원했고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성범죄 법제화 연구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화장품으로 취급돼 검사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윤활제를 엄격한 안전성이 요구되는 의료기기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전한 윤활제 제품을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의 피임권 보장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인스팅터스는 콘돔을 구매하기 곤란한 청소년에게 콘돔을 보내주는 ‘프렌치레터’ 서비스를 설립 초기인 2014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인스팅터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앞으로 주요 고객층인 2030 고객을 넘어 임신보조제 등 모든 연령대 고객의 성적 건강을 위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고객의 성적 건강뿐 아니라 원료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권과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성 인식 전환을 위한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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