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올해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배터리를 대량생산해 전기차에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테슬라가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파나소닉과 CATL, LG에너지솔루션 등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가 올해 안에 자체 배터리 양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이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인물로 유명하다”며 “하지만 저렴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해 생산을 서두르는 일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자체 배터리 개발과 양산을 테슬라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테슬라가 직접 배터리 연구개발과 생산체계를 갖추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변화라는 점도 강조했다.
로이터는 “테슬라는 그동안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한국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에서 배터리를 사들였는데 머스크 CEO는 자체 배터리 생산을 통해 배터리 원가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의 예상대로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연구개발 및 양산 시기가 늦어진다면 결국 파나소닉과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계속 배터리 공급을 의존할 수밖에 없다.
벤처투자회사 룹벤처스는 로이터를 통해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목표가 장기적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겠지만 진행 속도는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올해 3만 대, 2024년에는 48만4천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그러나 올해 테슬라 전기차 출하량이 14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되는 데 비춰보면 머스크 CEO의 목표와 같이 완전한 배터리 자급체제를 구축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생산하는 배터리셀. |
머스크 CEO는 2020년에 테슬라가 배터리 용량을 이전보다 늘린 46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며 2022년 생산 규모를 전기차 130만 대 분량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적도 있다.
테슬라의 올해 실제 배터리 생산량은 이런 목표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복잡하고 기나긴 작업이 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 확대는 경험이 많은 업체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1월까지 누적 100만 개의 4680 배터리셀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모델Y' 기준으로 약 1200대 분량에 그친다.
테슬라의 핵심 배터리 공급사인 파나소닉이 대규모 배터리공장을 추가로 건설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점도 테슬라의 배터리 자급체제 구축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꼽힌다.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테슬라가 전기차에 사용하는 신형 4680 배터리 생산공장을 미국 오클라호마주 또는 캔자스주의 테슬라 전기차공장 근처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로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 역시 4680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머스크 CEO의 계획대로 자체 배터리 개발과 양산체제를 구축해나가는 데 성공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이런 협력사들에서 사들이는 배터리 물량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로이터는 “테슬라는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의 4680 배터리를 뛰어넘겠다는 야심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난관을 헤져나가야 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