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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우울한' 삼성전자, '기세등등' SK하이닉스

박창욱 기자 cup@businesspost.co.kr 2022-03-08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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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양대 IT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요즘 명암이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흐림이다. 이래저래 악재가 많다. 갤럭시S22에 들어가는 새 모바일프로세서(AP) 품질 논란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부문 수율 부진까지 겹쳐 뒤숭숭하다. 
 
[데스크리포트] '우울한' 삼성전자, '기세등등' SK하이닉스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는 맑음이다. 2021년 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한 기세를 타고 올해 다가올 메모리반도체의 봄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두 기업이 놓인 상황이 다른 건 사업분야의 차이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업체지만 그 밖에 스마트폰, 파운드리, 가전 등 사업도 한다.

이와 달리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 상대적으로 더욱 기세를 탈 수 있는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2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주식시장은 눈치가 빠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7천억 원가량 순매수하며 쓸어 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올해 누적 외국인 순매수액은 6천억 원가량에 머문다. 특히 최근 들어 매도세가 거세다.

◆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갈 길 먼 데 이렇다 할 성과 못 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1등 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등을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2019년 초 세웠다. 그런데 이런 목표를 세운 지 3년이나 지났는데 별달리 성과를 낸 게 없다.

파운드리 1위 TSMC와 시장점유율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고 이 차이를 줄일 이렇다할 인수합병(M&A) 소식도 여전히 나오지 않는다. 

특히 첨단 파운드리공정에서 수율(전체 생산량에서 양품 비율)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머리가 아프다. 양산 단계에서 현재 가장 첨단인 4나노 공정에서 수율이 TSMC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외신 보도가 많다.

이로 인해 퀄컴 엔비디아 등 큰 파운드리 고객을 뺏기는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술의 삼성으로서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반도체 설계분야에서도 모바일프로세서(AP) 신제품 엑시노스2200의 성능이 애초 기대와 달리 경쟁사 제품에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스마트폰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 전작에서 나타났던 모바일 프로세서 발열을 새 스마트폰 갤럭시S22에서도 잡지 못해 게임 성능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과 갤럭시S21 판매 흥행에 실패했다. 이와 달리 갤럭시S22는 초반 판매가 좋아 기대감이 컸는데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 부진이라는 암초에 부딪히게 됐다. 지금 삼성전자로서는 믿을 구석이 메모리반도체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고 인텔을 누르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타이틀도 차지했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다시 좋아진다면 지난해 수준 이상의 실적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아직까진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미래는 점점 불안에 잠식당하고 있다. 제 아무리 세계 1위 반도체기업이라도 성장하지 못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4나노 다음 3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안착이든 인수합병이든 삼성전자에게는 반전의 계기가 절실하다.

◆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놓고 '삼성전자, 게 섯거라'

메모리반도체 2위 SK하이닉스의 최근 성장세가 무섭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낸드와 D램에서 모두 삼성전자와 시장점유율 격차를 2~4%포인트가량 좁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매출이 줄어든 것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오히려 외형을 키우면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10나노급 4세대(1a) D램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10나노급 4세대 D램 수율을 올해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와 시장점유율 격차는 더욱 좁혀질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에서 4세대 D램 비중은 2021년 4분기 기준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이를 2022년 말에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4분기 기준 낸드 분야에서 이미 2위에 올라 있는데 솔리다임을 앞세워 올해 미국 지역을 중심으로 서버용 낸드제품 영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런 계획이 순조롭게 실행된다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삼성전자와 메모리반도체 점유율 격차를 더욱 좁힐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를 메모리반도체보다는 파운드리 중심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 전망대로 2분기부터 메모리업황이 좋아진다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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