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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메이디와 하이얼, M&A로 삼성과 LG 고급가전 위협

오승훈 기자 hoon@businesspost.co.kr 2016-05-06 10: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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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디,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굵직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생활가전 라인업을 강화하며 중국 가전업체들의 성장에 맞서고 있다.

  중국 메이디와 하이얼, M&A로 삼성과 LG 고급가전 위협  
▲ 팡훙보 메이디그룹 회장(왼쪽)과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
하지만 메이디와 하이얼의 최종목표가 가격경쟁력을 통한 저가시장 공략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적 제품경쟁력도 고민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메이디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메이디는 지난 3월 일본 도시바의 백색가전사업 자회사 라이프스타일의 지분 80%를 사들이면서 세계 가전업계의 선두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이얼 역시 1월 미국 GE의 가전사업부문을 인수하며 북미 가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데에 중국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내부 경쟁상황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가전시장은 현재 중국정부의 소비 부양책에 따라 가전제품 보급률이 100%에 가까운 수준에 도달했다. 비교적 가전 보급률이 낮은 중국 도시외 지역에서도 냉장고, 세탁기, TV를 기준으로 가전보급률은 2009년 각각 37%, 53%, 108%에 불과했지만 2013년 들어 각각 73%, 71%, 113%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2014년부터 핵심 가전제품들의 성장세가 둔화했고 에어컨과 냉장고는 시장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해외진출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시장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긴장은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하이얼은 삼성전자와 미국에서 추구하는 제품군이 다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역시 “하이얼이 GE를 인수해 중장기적 경쟁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GE의 브랜드파워가 미국 외의 세계시장에서 크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생활가전 기술력에서 중국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차별적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중국의 위협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이디와 하이얼 역시 해외 가전시장에서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해외진출 때 기술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팡훙보 메이디그룹 회장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 가전업계가 유지해 온 대규모 저비용 모델은 이미 완전히 효력을 잃었다”며 “메이디의 강점에 도시바의 브랜드, 인적자원, 기술을 보태 일본과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시장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메이디와 하이얼, M&A로 삼성과 LG 고급가전 위협  
▲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왼쪽)과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은 “중국기업은 1990년대 일본기업을 배웠고 그 뒤 GE와 같은 미국기업을 배웠다”며 “GE 인수를 계기로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미국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며 품질경영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중국 하면 떠올렸던 저가의 단순제품 이미지를 벗어나 글로벌 가전업체에 걸맞은 기술력을 확보해내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프리미엄시장으로 꼽히는 북미의 가전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16.6%로 1위를 차지했고 월풀(15.7%), GE(14.3%), LG전자(14.0%)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세계 가전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하이얼이 9.8%로 1위, 메이디가 4.6%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의 비중이 높지만 중저가 수요가 높은 신흥국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단기간에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면 프리미엄시장에서도 충분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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