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가 수소 연료탱크 시장 성장을 겨냥해 탄소섬유 생산시설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도 직접 올라 사업을 직접 챙기며 탄소섬유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증설 계획을 놓고 예상보다 빠르고 규모도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가 전날 탄소섬유 증설을 발표했는데 이 증설의 완료 시점이 애초 예상보다 3개월가량 앞당겨졌다”며 “증설량도 예상치인 2천 톤보다 500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3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전주 공장에 연간 탄소섬유 생산설비 2500톤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증설은 2020년과 2021년에 이은 3차 증설이다.
탄소섬유는 강철과 비교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면서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 높은 소재로 다양한 분야에서 철의 대체재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수소산업이 커지면서 수소 연료탱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 연료탱크는 평균 기압의 최고 900배를 버티면서도 무게가 가벼워야 하는데 이를 위해 탄소섬유가 적합한 소재로 꼽힌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이번 증설은 수소 연료탱크 등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수소경제 활성화에 따라 수소저장, 운반에 쓰이는 고압용기시장이 커지고 이에 탄소섬유 수요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고 말했다.
연료탱크업계에 따르면 2020년 2천억 원에 그쳤던 수소 연료탱크시장 규모는 2030년 12조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첨단소재의 연간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보면 초기 2천 톤에서 2020년 1차 증설을 통해 4천 톤으로 늘었다. 올해 7월 2차 증설이 완료되면 6500톤, 내년 4월 3차 증설이 완료되면 9천 톤으로 증가한다.
효성첨단소재는 장기적으로 2028년까지 2만4천 톤의 연간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사업을 직접 챙기며 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는 2018년 6월1일 효성의 산업자재사업부문이 인적분할해 신설됐는데 조 부회장은 2011년부터 효성첨단소재 신설 때까지 효성 산업자재PG장을 맡아 산업자재사업을 총괄해왔다.
게다가 조 부회장은 17일 효성첨단소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 오르게 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그룹 핵심 계열사 4곳(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가운데 유일하게 조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는 계열사가 되는 것이다.
효성첨단소재 이사회는 조 부회장의 사내이사 추천 사유를 “
조현상 사내이사 후보자는 효성 산업자재PG장 등을 거쳐 효성 부회장으로 지난해 효성그룹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고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효성첨단소재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 오너3세인 조 부회장이 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 수소사업 전면에 나선 점도 수소 연료탱크 소재로서 탄소섬유사업 확장에 무게가 더해진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9월 국내 수소기업 CEO 협의체인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출범 총회에 효성그룹을 대표에 참여했다.
조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효성은 수소 생산과 공급, 저장, 활용 등 수소 생태계를 망라하고 있다”며 “향후 관련 사업에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9월 수소산업 전시회 ‘2021 수소모빌리티+(플러스)’에서 탄소섬유를 활용한 수소차용 연료탱크를 전시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도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는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면서 다른 사업 투자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특히 탄소섬유사업은 꾸준한 증설로 가파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