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3사의 합병이 빨라도 6월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있는데 상장기업은 법적으로 자기주식 취득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합병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그룹이 진행하는 자기주식 취득이 셀트리온3사 합병 일정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셀트리온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월22일부터 5월21일까지 자기주식 800억 원어치를 매수하기로 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자기주식 400억 원어치를 2월19일부터 5월18일까지 매수할 것으로 예정됐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1월 각각 자기주식 1천억 원어치와 800억 원어치를 매수하겠다고 밝혔는데 약 한 달 만에 추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셀트리온의 자기주식 매수가 예정대로 5월21일 끝날 경우 셀트리온 이사회는 빨라도 6월 하순이 돼야 3사 합병을 위한 이사회를 열 수 있게 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2(자기주식의 취득·처분기준)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은 다른 법인과의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일부터 과거 1개월간 자기주식의 취득 또는 처분 및 신탁계약의 체결 또는 해지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마지막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1개월 동안은 이사회에서 다른 법인과 합병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셀트리온그룹이 법적으로 제한된 기간 이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열고 셀트리온3사 합병을 결정해도 실제로 합병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셀트리온그룹 지주사들의 합병 역시 최초 결정부터 수개월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 

셀트리온그룹은 2021년 7월26일 공시를 통해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합병을 발표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의,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일부 지닌 화장품업체다. 이들의 합병은 주력 계열사들의 합병을 준비하기 위해 단일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다.

다만 지주회사격인 3개 기업의 합병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2021년 10월15일 합병계약이 해제돼 셀트리온스킨큐어가 빠졌기 때문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한도 이상의 주식매수를 요구한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만의 합병이 다시 결정됐다. 이후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 등기는 2021년 12월6일 마무리됐다.

셀트리온3사는 지주회사들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사업적으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합병에 만만찮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제한기간까지 설정됐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셀트리온3사의 합병을 두고 아무리 서둘러도 올해 하반기를 바라봐야 한다는 시선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자기주식 취득이 계획보다 빨리 진행될 경우 합병 관련 일정의 출발점도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셀트리온이 1월부터 시행한 자기주식 취득은 당초 4월10일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훨씬 이른 2월17일 마무리된 바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비슷한 기간을 두고 예정에 앞서 자기주식 취득을 끝냈었다.

셀트리온그룹은 2020년 9월 셀트리온3사 합병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의 의약품사업은 대략적으로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제제 복제약)를, 셀트리온제약이 화학합성 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유통을 담당하는 식으로 나뉘어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3사 합병을 통해 의약품 연구개발 및 생산, 유통을 단일화함으로써 사업을 효율화하고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