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2-24 16:51:56
확대축소
공유하기
글로벌 제약사를 두루 경험한 마케팅 전문가 제이황(Jay Hwang, 황제이정환) 사장이 HLB에 합류했다. 제이황 사장은 HLB가 신약 후보물질과 소비재 등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황 사장의 합류로 HLB 사장단은 4명으로 늘어났다. HLB는 기존 선박사업에 더해 제약바이오사업, 체외진단의료기기사업 등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가 다루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사업을 관리하기 위한 전문경영인 영입도 활발해졌다.
▲ 제이황 HLB 노마드팀 사장.
24일 HLB에 따르면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제이황 노마드팀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제이황 사장은 지난해 11월 HLB에 합류했다. 다만 그의 영입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LB그룹은 지난해 11월12일 이주형 HLB생명과학 사장 영입을 중심으로 하는 임원인사를 발표했는데 당시 제이황 사장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임원인사 직후 영입이 이뤄져 따로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이황 사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1963년 1월16일 태어나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에서 경영학·마케팅 학사 학위 및 커뮤니케이션·광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이황 사장은 뉴욕에 본사를 둔 국제 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에서 1988년 첫 경력을 시작해 2000년까지 약 12년 동안 일하며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을 키웠다. 이후 미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몸담으며 본격적으로 제약바이오업계에 종사하기 시작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오바지메디컬(Obagi Medical)를 거치며 국제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다 동아제약에서 국제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그 뒤 다국적 광고대행사 맥켄월드그룹 산하 맥켄헬스케어로 이동해 한국·아시아태평양총괄 대표이사로 일했다.
맥켄월드그룹을 떠난 다음에는 JW중외홀딩스 글로벌사업본부장, 영진약품 국제사업본부장, 쎌바이오텍 해외사업본부장, 미국 컨설팅기업 JSAA헬스케어 대표이사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경력 대부분이 국제사업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제이황 사장의 글로벌 경험과 인맥의 방대함을 짐작할 수 있다.
HLB 역시 제이황 사장의 해외사업 및 마케팅 역량을 높게 평가해 노마드팀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노마드팀은 사업 기획 및 임원 관리, 외부와의 제휴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HLB가 제약바이오사업을 추진하면서 외부 협력이 잦아진 만큼 노마드팀의 역할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제이황 사장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HLB의 신약 마케팅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HLB는 엘레바테라퓨틱스, 이뮤노믹테라퓨틱스,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 단디바이오 등 여러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한 신약을 기반으로 기술수출 등 사업화 단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HLB 관계자는 “제이황 사장은 대형 제약사에서 오랜 기간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사업을 이끌어온 전문가다”며 “HLB그룹의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 효과적으로 홍보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이고 해외 기업들과 폭넓은 파트너십 구축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이황 사장은 과거 피앤지(P&G), 펩시콜라, 코카콜라, 에스티로더 등 소비재를 대상으로 글로벌 광고마케팅을 전개한 경험을 살려 HLB 산하 사업부인 엘리샤코이, 프레시코 등 일반소비재의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제이황 사장은 HLB의 적극적인 인재 영입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 HLB에는 진양곤 대표이사 회장 아래 김동건 대표이사 사장, 도순기 사장, 남윤제 사장, 제이황 사장 등 사장 4명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도순기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장들이 모두 최근 1년여 사이 HLB에 영입된 새얼굴이라는 것이다.
도순기 사장은 HLB 계열사 현대요트에서 오랫동안 일한 선박사업 전문가다. 2018년 HLB 복합소재사업본부(선박 및 파이프)로 이동한 뒤 2019년부터 노마드팀을 담당해왔는데 최근 제이황 사장이 들어오면서 다시 복합소재사업본부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건 사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진양곤 회장과 함께 HLB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결제플랫폼기업 다날 부회장 등을 역임하다 지난해 초 HLB 대표에 올랐다.
남윤제 사장은 HLB 헬스케어사업부를 맡고 있다. 헬스케어사업부의 모태는 지난해 10월 HLB에 인수된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다. 에프에이 대표였던 남윤제 사장은 인수합병 이후에도 헬스케어사업부를 진두지휘하는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