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울타리에서 떠날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정태영 부회장과 선 긋기로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들이 계속 포착되고 있다.
▲ 정태영 현대카드 및 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오는 8~9월에 서울역 근처 신축 건물로 둥지를 옮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다른 금융계열사인 현대카드, 현대커머셜과 2008년 여의도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는데 14년 만에 홀로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광화문, 을지로, 삼성동 등 지역도 후보지로 물색했으나 접근성을 고려해 서울역으로 최종 낙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현대커머셜에 각각 별도의 경영체제가 들어선 만큼 사옥이전을 계기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이 사실상 현대차그룹에서 독립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캐피탈은
정태영 부회장과 목직원 대표이사의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9월 정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목 대표 혼자 이끌고 있다. 정 부회장 사임 뒤 현대캐피탈이 현대카드와 직무를 겸하고 있던 임원 20여 명을 면직하면서 내부 경영진도 완전히 분리됐다.
정 부회장은 현대캐피탈 대표만 18년 동안 맡으며 사실상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수장 역할을 해왔는데 이미 현대캐피탈에서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최근 현대캐피탈 사장을 불러 현대차 할부금융과 관련해 싫은 소리를 했는데 이것이 그룹에서 문제가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으로서는 현대차그룹의 거리두기가 무척이나 섭섭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카드업황이 좋지 않은데 현대차 및 기아 등과 거래가 줄면 실적에 타격을 받게 된다.
당초 재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에
정의선 시대가 열리면 정 부회장이 금융계열사를 들고 독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는데 현재 시장상황이나 카드업황을 봤을 때 시기가 좋지 않다는 시선이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를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를 두고 대대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성과물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