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은 초기 반응으로 제한돼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다만 원유 및 천연가스, 원자재 등 가격 급등이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원유 및 천연가스, 원자재 등 가격 급등을 야기하고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2일 코스피지수는 2706.79에 장을 마쳐 2700선을 겨우 지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영향을 받아 거래 시작과 동시에 2700선을 내줬고 장중 한때 2690.09까지 밀리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데 따라 국내증시 역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관련 우려가 장기적으로 증시침체의 원인이 될 가능성은 낮다는 시선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갈등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이 그에 따른 대비를 해왔고 전쟁위험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위협을 계속했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도 전쟁가능성을 예상했다"며 "우크라이나 위기는 ‘시한부형 위험’으로 이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앞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봤을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압박했고 이는 러시아산 원자재와 우크라이나산 곡물가격 상승을 야기했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의 비철금속 생산기업인 노르니켈(Norilsk Nicke)과 알루미늄 생산기업 루살(Rusal)의 주요 관계자에 제재를 가했다. 이에 알루미늄과 니켈, 팔라듐 등 주요 광물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2.6%, 천연가스 16.6%를 책임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원유 및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데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직접적으로 유럽의 에너지 공급불안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변동성 확대되고 있다.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월11일 78.23달러에서 2월21일 94.30달러로, 4월물 브렌트유는 80.87달러에서 97.35달러로 상승했다.
1월11일 4.24달러였던 유럽 천연가스는 가격은 2월2일 5.5달러로 급등한 뒤 최근 4.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 비중 높은 만큼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경작면적은 세계 경작면적의 2%를 차지한다. 유럽연합을 기준으로 하면 30%에 이른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량의 14%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밀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밀 가격이 오르면 밀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어질 수 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글로벌 2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기도 하지만 여타 원자재 역시 글로벌 톱10"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일부 금속 및 농산물의 공급차질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