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올해 나올 공공재개발사업에서 큰 성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공공재개발의 최대어로 꼽히는 경기 성남 수진1구역 재개발(5456세대, 예상 공사비 1조2천억 원)과 공공재개발 1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 흑석2구역 재개발(1216세대, 예상 사업비 5800억 원)사업에 함께 입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4월29일 입찰을 마감하고 5월28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한다.
수진1구역 사업은 성남구 수정구 수진1구역 26만1828㎡ 일원에 5456세대 규모의 공종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수진1구역은 서울 송파, 위례 등과 인접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와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 대우건설,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DL이앤씨가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가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사업위험을 낮추고 출혈경쟁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입찰조건을 제시하지 않았고 일부 수진2구역 재개발 권리자들이 컨소시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만약 입찰조건에 컨소시엄을 제한하는 조건이 없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만 있다면 대우건설의 수주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4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위해 의욕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고 SK에코플랜트도 신사업 재원 마련과 부채비율 낮추기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컨소시엄 방식은 준공 뒤 하자보수 등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고 경쟁사 사이 경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설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사업비 1조1540억 원)에서도 조합이 컨소시엄 방식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GS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12월 조합원들의 우려를 불식하며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동이행방식으로 책임소재를 높이고 3사 통합 AS센터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백 내정자는 공공재개발 1호가 될 수 있는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서울 흑석동 99의 3번지 일대에 지하 7층~지상 49층, 1216세대 규모의 공동주택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공공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이 갈등이 깊어져 사업이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나왔지만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서울 동작구청에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승인인가처분과 사업시행자 지정 인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에서 지난 15일 이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두고 대우건설은 GS건설, 삼성물산과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사업시행자로서 단독·대행·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이라고 해서 사업성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일반적 도시정비사업과 비교해 인허가 등 절차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다만 용적률 완화 및 인허가 절차 단축 등 혜택 대신 주민들 동의를 받아 일정 물량을 공공임대 등으로 기부채납 해야 한다.
백 내정자가 흑석2구역과 수진1구역 수주에 모두 성공한다면 공공재개발 1호와 최대 규모사업을 동시에 잡게 되는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2구역과 수진1구역 공공재개발사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도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