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주재하는 첫 법정 TV토론을 앞두고 주요 4당 후보가 모두 별다른 공식일정 없이 토론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첫 법정토론 주제는 경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토론을 계기로 지지율 상승세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코로나19 피해극복 및 경제회복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8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처음 열리는 법정TV토론은 경제를 주제로 열려 '코로나 시대 경제 대책'과 '차기 정부 경제 정책 방향' 등이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후보는 SNS를 통해 발표한 공약들을 포함해 전문지식이나 현 상황을 타개할 구체적 대안, 기존의 행정경험 등을 뽐내며 준비된·유능한 경제대통령임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이날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본인이 시장을 제대로 아는 대선 후보임을 강조하며 투자자 보호와 코스피 5천 등 개미투자자를 겨냥한 공약을 내놨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제1호 지시사항으로 '코로나피해 긴급구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언하며 민생을 살릴 적임자로서 경제대통령 면모를 부각하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이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현 정부와 방역방법에서 차별점을 두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봐도 이 후보가 TV토론에서 행정경험, 유능함, 국정운영 능력 등을 부각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18~19일 실시해 21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정능력 평가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후보의 국정능력이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은 55.8%였고 윤 후보의 국정능력이 충분하다고 답한 비율은 36.7%에 그쳤다. 이 후보가 19.1%포인트 차이로 윤 후보에 앞섰다.
같은 조사에서 그동안 실시한 TV토론 평가에서도 이 후보가 윤 후보보다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TV토론에서 어느 후보가 가장 나았는지를 물었더니 이 후보가 36.5%, 윤 후보가 26.8%로 집계됐다. 각종 의혹 관련 네거티브보다 본인의 장점을 부각하고 윤 후보의 부족한 점을 드러낼 수 있는 질문을 던진 것이 효과적이었던 걸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도 윤 후보를 상대로 인물론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윤 후보 역시 20일부터 별다른 일정 없이 경제분야 토론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 후보가 토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윤 후보는 준비가 부족하다, 경제에 약하다 등의 지적을 받았지만 방송사 주관 TV토론 이후에도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뿐만 아니라 야권 단일화 무산 등 외부요인을 향후 지지율 변동의 중요변수로 보는 시간도 많다.
20일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가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판세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21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서 윤 후보와 다시 이어지는 건 불가능하다"며 "저희는 4자 구도로 가는 것만으로도 불리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단일화 이슈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앞으로 열흘이 승부지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서울 지역하고 승부처가 될 만한 지역에 전화를 해 본다"며 "지금까지 봐서는 바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보고를 계속 듣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2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는 43.7%, 윤 후보는 42.2%의 지지율을 얻었다. 비록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6주 만에 이 후보 지지율이 윤 후보 지지율보다 소폭 높았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