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장이 주택사업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현금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18일 공시 자료 등을 보면 한라는 3월25일 주주총회를 열어 이 사장의 거취와 2021년 결산배당의 구체적 내용을 결정한다.
한라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100원 현금배당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주주총회에서 원안대로 통과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현금배당을 하게 된다. 한라는 지난해 2018년 이후 3년 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앞서 한라는 지난해 9월 매년 순이익의 최대 40%를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소건설사들이 일반적으로 평균 10%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는 것을 고려하면 한라가 제시한 40% 목표는 이례적이다.
이 사장은 당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며 "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실행하고 성장과 내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라가 올해에도 이처럼 주주환원정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이 사장이 취임 이후 추진해온 주택사업 확대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라는 지난해 2조2천억 원을 신규수주하며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4조7천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수주잔고에서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조7천억 원으로 80%에 이른다. 한라의 미래 먹거리를 주택사업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전체 분양물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사장이 취임한 2019년 2900세대였던 분양물량은 지난해 4700세대로 늘어났다. 한라는 올해 3분기까지 6천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은 2019년 3월 취임한 뒤 토목 의존도를 낮추고 주택사업을 확대하며 균형잡힌 사업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한라의 수주잔고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미만이었다.
이 사장이 부임한 2019년에도 신규수주 1조5천억 원 가운데 주택부문은 5천억 원으로 33%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사장은 취임한 뒤 적극적으로 토지매입에 나서며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토지를 사들였다. 2020년 들어서도 5월 경기도 부천 소사, 2020년 9월 인천 작전동, 2020년 12월 경기도 양평 토지를 매입했다.
한라는 양평 한라비발디(1602세대)를 지난해 하반기 분양하며 2016년 이후 5년 만에 자체개발사업에서 분양실적을 올렸다.
한라는 인천 작전동 한라비발디(340세대)를 올해, 이천 부발 한라비발디(596세대)와 부천 소사역 한라비발디(160세대)는 2023년에 각각 분양한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과 매출인식 시차를 감안하면 지난해의 주택공급은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2022년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6%, 25.3% 증가해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한편 이 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28일로 다음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3년 동안 실적 성장을 이끈 만큼 안정적으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 사장은 2019년 3월 한라의 기업 이미지 회복과 실적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당시 한라는 회계장부 조작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이 사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이 부도를 선언했을 때도 정 회장 곁에 있었고 경영난으로 매각했던 만도를 2008년 다시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2003년~2008년에 한라건설 기획실장을 지냈다. 그 뒤에 2013년까지 만도 부사장을 맡다가 한라인재개발원장, 한라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