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이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설립 10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조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SK바이오팜을 세계 최고 수준의 뇌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9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뇌전증을 포함해 신경/희귀 질환, 뇌종양, 정신 질환 등 뇌질환 전체로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바이오팜은 최근 희귀 뇌전증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의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에 관한 임상3상에 진입했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은 소아 난치성 뇌전증으로 환아의 약 85%가 성인이 된 후에도 발작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종양 및 뇌전이암 치료제 SKL27969의 경우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2상을 승인받았다. SKL27969는 SK바이오팜의 첫 번째 항암제 개발 프로젝트다.
SK바이오팜은 또 1월부터 뇌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와 협업해 마이크로RNA(miRNA) 기반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발굴하고 있다. 그동안 화학합성 신약을 개발하던 SK바이오팜이 새롭게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SK바이오팜은 뇌질환과 관련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전날 실적발표에서 “뇌전증 감지 및 예측 장치를 개발하고 관련 기업에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이같은 사업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카리스바메이트의 임상3상 진입을 통해 세노바메이트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며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신기술을 도입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세노바메이트를 기반으로 SK바이오팜의 첫 연간 영업이익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SK바이오팜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 4186억 원, 영업이익 953억 원을 기록했다.
향후 뇌질환 신약을 비롯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추가될 경우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7월 SK바이오팜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며 “기업가치 50조 원의 글로벌 탑티어로 성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지주회사 SK의 신약개발사업부가 분리해 출범했다. 당시 신약개발사업부장이었던 조 사장이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분사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K바이오팜은 오랜 연구개발 끝에 2020년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출시에 성공했고 작년에는 유럽에도 진출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경쟁 약물과 비교해 출시 후 20개월 동안 처방 수가 약 80% 더 많다. 또 세노바메이트 2021년 미국 매출은 7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유럽 지역 출시국가를 지속 확대하는 한편 남미 등 여러 지역으로 기술수출을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