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철도분야 기술형입찰에서 일가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화건설은 경기 평택~오송 2복선 제3공구 건설공사(3471억 원) 수주에 도전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철도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 부회장에게는 기회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9일 한화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토목분야의 철도 건설공사가 당분간 공공공사 기술형입찰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술형입찰은 철도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보다 2조 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기술형입찰은 대형 건설사가 설계, 시공 등 공사 전체를 맡도록 하는 방식이다. 공사 전체를 대형건설사가 책임져 시공 효율이 높고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에는 턴키라고 불리는 일괄입찰도 포함된다.
한화건설은 경기 평택~오송 2복선화 제3공구 건설공사를 두고 극동건설, 태영건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업은 턴키방식으로 진행된다.
공사 규모는 3471억 원으로 수주에 성공한다면 지난해 한화건설의 공공공사 수주 규모인 6595억 원의 절반 수준을 한 번에 채워 넣을 수 있다.
최 부회장은 철도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인한 만큼 이번 3자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건설은 2019년 ‘서울 도봉산~ 경기 옥정 광역철도 2공구 건설공사’(1829억 원), ‘경기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제9공구’(1459억 원)을 따냈다.
특히 경기 동탄~인덕원 복선전철 제9공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와 3파전에서 승리해 한화건설이 기술제안 능력과 설계 역량면에서 상당한 수준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입증했다.
이어 2020년에는 ‘춘천~속도 철도건설 제7공구’(2339억 원)를 두고 대우건설과 경합을 벌여 승리를 기록했다. 국가철도공단은 턴키 방식의 설계심의에서 한화건설에 94.98점을, 대우건설에 87.98점을 줬다.
최 부회장은 올해 철도건설 공사 발주가 늘어난 만큼 사업기회를 더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경기 평택~오송 제3공사 건설공사 이외에도 추진하고 있는 수주가 여럿 있다”며 “다만 전략 노출에 관한 우려가 있어 구체적 사업지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꾸준히 기술형입찰 참여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최신 추세를 반영한 설계 차별화 전략을 통해 공공공사 수주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주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22일 공청회를 열어 2030년까지 국가철도망구축에 90조 원을 투자한다는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초안)을 공개했다. 기존 진행하고 있는 57개 노선에 60조6천억 원, 신규노선 42개 사업에 29조4천억 원을 투입한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2021~2030년까지 앞으로 10년 동안 국가 철도망 구축의 기본방향과 노선 확충계획을 담은 국가 법정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국토 균형발전과 권역별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의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을 선정하는 등 철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건설이 공공공사 기술형입찰 수주를 늘리게 된다면 토목사업을 키우는 데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2021년 공공공사 수주 6595억 원을 거둬 현대건설(1조5천억 원)에 이어 2위에 올라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C노선(총 공사비 4조 원, 지분율 12%), 인천 영종~청라 연결도로(제3연륙교) 제 1공구(총 공사비 2447억 원, 지분율 54%), 대구 친환경발전소 건설공사(715억 원) 등이 있다.
최 부회장은 공공공사 수주를 통해 토목사업을 키운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공공사는 민간공사와 비교해 사업이 무산될 위험성이 낮아 안정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화건설은 토목사업에서 2019년 6143억 원, 2020년 3515억 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한 뒤 2021년 1조2350억 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2021년 목표치였던 9500억 원을 뛰어넘었으며 토목사업 수주의 절반을 공공공사로 채워 넣은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