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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관양현대 수주 '올인', 재건축 희망의 불씨 살릴까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2-04 15: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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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안양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관양현대 재건축사업은 광주 화정아이파크아파트 붕괴사고 뒤 처음으로 수주전 결과를 받아드는 사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의 회생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회라고 볼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양현대 수주 '올인', 재건축 희망의 불씨 살릴까
▲ HDC현대산업개발 로고.

4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총회가 HDC현대산업개발의 회생에 있어 첫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85년 관양현대아파트를 건설한 당사자로서 이번 재건축사업에서도 애초 수주가 유력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 광주에서 연이어 낸 대형 붕괴사고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영업정지를 넘어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광주 붕괴사고 전 계약한 재건축, 재개발 등 여러 사업장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 해지를 요구하거나 단지 이름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를 빼야 한다는 움직임도 거세다.

상황이 이런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에게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갈림길이 되는 사업장이 될 수 있다. 한 쪽은 건설시장 퇴출 수순이라는 낭떠러지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길이고, 다른 쪽은 시장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길이다.

더군다나 HDC현대산업개발이 앞으로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현재 수주전을 벌이는 사업장들에서 일감을 따내는 일은 재건축사업의 사활이 달린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일단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신규 수주활동은 전면 금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붕괴사고 현장 수습도 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영업활동을 한다는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은 관양현대 재건축 수주전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다며 파격적 조건들을 제시했다. 경쟁사인 롯데건설의 단독 입찰이나 다름없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관양현대 재건축조합에 약속이행 여부에 따라 관리처분 총회 전 시공사 재신임 절차를 받겠다는 것, 매월 공사 진행현황 및 외부 전문기관의 안전진단 결과를 조합원에게 보고하겠다는 것 등을 약속했다.

여기에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 보증기간을 30년으로 연장하고 △시공에 대한 보증은 100%로 설정하며 △조합원으로 구성된 시공 감시단 및 조합에서 요청한 외부 전문 안전감독관 업체 운영의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일반분양가를 안양 최고 시세 기준으로 반영하고 대물변제를 통해 조합원의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내용 등도 공약했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런 파격적 조건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붕괴사고 뒤 관양현대아파트 사업장에 사죄와 함께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에 직접 쓴 사과문까지 보냈다.

유 대표는 자필 사과문에서 “관양현대아파트는 1985년 저희 HDC현대산업개발이 준공해 지난 35년 동안 조합원님과 함께 했다”며 “저희 HDC현대산업개발과 임직원을 향한 믿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다시는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와 현장운영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있다고도 썼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은 낮게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한 번도 아닌 잇따른 대형 안전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능력에 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이파크아파트의 브랜드 가치 역시 추락했다.

아파트가 핵심 자산인 한국 사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안전뿐 아니라 재산적 가치 측면에서도 믿을 수 없는 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상황이다.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지구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조합 내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보이콧하는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 붕괴사고 뒤 관양현대아파트 사업장에는 ‘재산과 목숨을 현대산업개발에 맡길 수 없다. 제발 물러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396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2층, 총 1305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는 공사다. 추정 공사비는 42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조합은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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