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권 보로노이 연구부문 총괄 대표이사가 유니콘기업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 문을 두드린다.
김 대표는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뇌종양, 췌장암 치료제 후보물질과 항암치료제 공동개발 협약, 4건의 기술수출 사례 등의 조건을 충족해 코스닥 상장을 이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보로노이에 따르면 국내 최초 유니콘기업특례 제도로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와 협의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유니콘기업특례 제도는 시가총액이 5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전문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을 받는 조건으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보로노이가 상장한 뒤 시가총액이 6천 억원 대 중반에서 8천억 원 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보로노이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삼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된 신약 개발 기업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 도출 기간을 1년~1년 6개월로 단축하는 플랫폼 기술인 ‘보로노믹스’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인 제약회사들은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3년이 넘는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의 코스닥 특례상장 조건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 신약 공동개발 협약 사례, 기술수출 사례 등이 필요한 것으로 바라본다.
김 대표는 보로노믹스를 통해 먹는 뇌종양, 췌장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VRN01’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보로노이는 VRN01의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전임상(동물시험)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1’,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0’, 먹는 자가면역치료제 후보물질 ‘VRN04-1’, 먹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VRN04-2’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20년 12월 JW중외제약과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맺어 신약 공동개발 협약 조건을 충족했다.
2020년과 2021년 모두 4건의 기술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2020년 10월 미국 제약회사 오릭파마슈티컬스와 임상1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7’을 선계약금 1300만 달러(약 157억 원), 총 계약금 6억2100만 달러(약 7500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2021년에는 △HK이노엔에 폐암과 갑상샘 수질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6’(계약사항 비공개) △미국 제약회사 브리켈바이오테크에 자가면역질환과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VRN02’를 선계약금 500만 달러(약 60억 원), 총 계약금 3억2350만 달러(약 4천억 원)에 전임상 단계 기술수출 △미국 제약회사 피라미드바이오사이언스에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08’을 총 계약금 8억4600만 달러(약 1조200억 원)에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 등 성과를 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신라젠이 신약 후보물질 임상시험 중단 문제에 이어 상장폐지 위기로 내몰린 사례가 있어 한국거래소가 제약바이오기업의 상장에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보로노이는 2019년 2번의 기술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코스닥 상장을 이루지 못했다.
보로노이는 당시 코스닥 상장에 실패한 원인으로 꼽혔던 기술수출 사례와 신약 공동개발 협약 사례 조건을 충족해 이번에는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대권 대표는 1월19일 코스닥 상장 추진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도 신약에 관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 기술수출을 통한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01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서 학사학위를, 2003년 같은 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태평양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보건산업진흥원 전략기획팀장, 산은캐피탈 바이오벤처투자 차장으로 일하다 2019년 보로노이 연구부문 총괄 대표이사를 맡았다. 김 대표는 2022년 1월24일 기준 보로노이 주식 1만1853주(지분율 0.1%)를 보유하고 있다.
보로노이의 최대주주는 김현태 경영부문 총괄 대표이사다. 2022년 1월24일 기준 보로노이 주식 515만8476주(44.29%)를 지고 있다.
김현태 대표는 2003년 서울대학교 경영대 학사학위, 2005년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그 뒤 동양증권, 삼성자산운용, KB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에서 일하다 2016년부터 보로노이 경영부문 총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