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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1등 백화점' 벼르는 롯데백화점, 신세계 아성 넘을 수 있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1-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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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1등 백화점' 벼르는 롯데백화점, 신세계 아성 넘을 수 있나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 대표,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
크고 볼거리가 많은 백화점이 고객을 독차지하고 있다. 어차피 갈 백화점이라면 그 지역에 있는 1등 백화점을 가는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말이다.

누가 1등 백화점을 소유하느냐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 대한민국 백화점업계에서 가장 상징성이 높은 서울 강남권의 1등 점포를 놓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자존심 대결이 곧 벌어진다.

3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서울 강남권 1등 백화점’ 자리를 놓고 신세계백화점에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점포수와 전체 매출 기준으로만 보면 한국 백화점업계 1위다.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점포수만 30곳이 넘는데 이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점포수와 비교해 2배가량 많은 것이다.

하지만 점포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1위답지 않은 1위라는 말도 나온다.

2021년 기준으로 한 백화점 점포별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1~20위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7곳, 현대백화점 6곳에 뒤처진다.

몸집은 크지만 내실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이런 평가를 바꾸려면 특정 지역에서 1위를 하는 백화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가 롯데백화점 대표에 오른 뒤 약 3주 만인 2021년 12월20일 사내망을 통해 첫 인사말을 전하며 “1등 백화점을 서울 강남에서 만들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서울 강남 지역을 대표적으로 특정한 것은 고급 소비재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서 해당 지역의 고객에게 공감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공을 통해 국내의 다른 점포까지 확산할 수 있는 성공 공식을 만들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실제로 이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신세계 출신 임원인 이승희 상무와 안성호 상무보 등 2명을 영입했다.

이 상무는 신세계 백화점부문 기획실에 입사해 고객전략 팀장과 마케팅담당 커뮤니케이션팀장, 영업기획팀장 등을 거쳐 신세계하남점장과 경기점장까지 지낸 인물이고 안 상무보는 신세계 인테리어담당과 디자인담당 임원을 지낸 인테리어 전문가다.

정 대표가 이들을 영입한 것을 놓고 롯데백화점이 서울 강남에서 1등 백화점 만들기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롯데백화점은 ‘강남 1등 점포’ 전략의 중심에 잠실점과 강남점을 놓을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전국 30곳의 롯데백화점 가운데 유일하게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3대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상징적 매장이다. 서울 소공동 본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가운데 만년 매출 2위 백화점이었으나 2021년에 처음으로 본점 매출을 앞지르며 명실상부 롯데백화점의 1등 점포에 올랐다.

잠실점을 얼마나 고급화하고 차별화하느냐가 서울 강남권 백화점 1등 싸움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이 약 7천억 원 뒤처진다. 정 대표가 그리는 ‘강남 1위’ 백화점이 되려면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강남’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매출이 적은 백화점이다. 규모가 작다는 태생적 한계 탓에 웬만한 지역 점포보다 매출이 적다. 

2021년 매출은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10분의 1 수준이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한계는 흔히 말하는 명품 브랜드가 부족하다는 점, 멀지 않은 곳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롯데백화점 잠실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연매출 1조 원대’의 대형 백화점이 3곳이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강남 1등 점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을 앞으로 구체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과 달리 상황을 방어하기만 하면 되는 신세계백화점은 비교적 평온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강남에서 압도적 입지를 다져놨다.

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강남점에서 매출 2조5천억 원가량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2위인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매출 차이만 7천억 원인데 2020년에 전국 백화점 매출 2위에 올랐던 롯데백화점 본점과의 매출 격차 5600억 원에서 이를 더 벌렸다는 의미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상징적 입지는 비단 국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프랑스와 일본 등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매출 1위 점포에 오른 것으로 백화점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위상이 전국구를 넘어 글로벌급이라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그동안 쌓아온 기반들을 고려하면 롯데백화점이 단기간에 잠실점과 강남점의 고급화를 통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위상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는 오래 전부터 백화점업계가 위기에 빠졌을 때도 더 백화점다운 백화점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며 "명품으로 채우고 고급화에 신경썼던 전략이 지금의 신세계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지역 1번점’ 전략을 내세워 전국 각지에서 1등 점포를 만들어냈다. 1등 점포 만들기의 핵심은 공격적 출점이 아닌 고급화와 차별화였다.

이는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강남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모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을 매출에서 앞지른다. 한 도시에서 1등을 만드는 것만도 어려운 일인데 이를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해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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