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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품은 마이크로소프트, 82조 투자 아깝지 않은 이유있다

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 2022-01-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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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블리자드 인수에 82조 원을 투입하며 인수합병 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역대급 배팅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마이크로소프트는 뭘 하려는 것일까?
 
블리자드 품은 마이크로소프트, 82조 투자 아깝지 않은 이유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제니맥스, 모장, 액티비전 블리자드 로고.

23일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게임과 메타버스를 점찍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과감한 선택이란 시선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시각으로 18일 미국 게임사 액티비전블리자드(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1조9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주당 95달러에 블리자드 주식을 전액 현금으로 매입하는 데 합의했다. 인수 발표 직전의 주가보다 약 45% 높은 수준이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큰 돈을 들여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데는 메타버스 경쟁력, 콘솔시장에서 엑스박스의 영향력 확대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장악하고 있는 콘솔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바라본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가 발표된 19일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소니 주가는 19일 10.0% 떨어지기도 했다.

소니는 글로벌 콘솔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PS)'을 제작한다.

글로벌 트래픽 분석 웹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글로벌 콘솔시장 점유율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 92.24%,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Xbox)는 7.72%로 다소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같은해 8월까지만 해도 콘솔시장 점유율이 플레이스테이션 52.11%, 엑스박스 47.89%로 치열하기도 했다.

이를 고려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수를 통해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리지 않는 엑스박스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게임사가 된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에 걸쳐 게임사업 성장에 속도를 높이고 메타버스의 토대를 쌓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게임회사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게임시장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

2014년 ‘마인크래프트’ 개발사인 스웨덴 모장을 25억 달러에, 2021년 '둠',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으로 유명한 제니맥스를 75억 달러에 각각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하게 지식재산(IP)부문 경쟁력을 갖춘 게임 회사들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닌자시어리, 언데드랩스, 컴펄전게임스, 옵시디언엔터테인먼트 등 게임사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번 인수에는 모바일 시장 개척과 모바일 개임 관련 경험치 확보도 고려됐을 수 있다.

블리자드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인기 있는 '캔디 크러쉬' 시리즈의 개발사인 킹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사 인수를 두고 PC 운영체제 윈도우가 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래 주력사업으로 '메타버스'를 점찍었다는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블리자드 인수를 알리며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사업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고 활기 넘치는 분야다"며 "게임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을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 경험치를 보유한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자면 메타버스와 온라인 게임은 개발이나 서버 운영 등 공통된 부분이 많다"며 "메타버스 사업을 함에 있어 온라인 게임을 운영했던 경험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블리자드가 신규 지식재산(IP)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성폭력 및 성차별 문제로 입길에 오르고 있는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블리자드는 2016년 '오버위치'를 출시한 뒤 '콜오브듀티',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등 기존 게임의 지식재산을 활용한 게임만 내놓을 뿐 새로운 지식재산(IP) 발굴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블리자드가 최근 낸 신작을 살펴보면 2020년 '콜 오브 듀티:모던 워페어'와 '위크래프트3:리포지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2021년 '디아블로2:레저렉션', '콜 오브 듀티:뱅가드' 등 콜 오브 듀티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기존 지식재산을 활용한 게임이 전부다.

성폭력 및 성차별 문제와 관련해 블리자드는 18일 성폭력, 성차별에 연루된 직원 34명을 해고하고 44명을 징계하는 등 쇄신에 나섰다. 보비 코틱 최고경영자(CEO)도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고 인수 협상이 마무리된 뒤 물러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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