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이마트는 2021년도 결산배당을 얼마나 할까?
두 회사의 배당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1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가 조만간 각각 이사회를 열고 2021년도 결산배당 규모를 결정한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통상적으로 1월 말~2월 초에 결산배당금을 확정하기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어왔다.
증권업계는 신세계가 지난해 결산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신세계는 2020년 11월12일 주주환원정책을 공시하며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배당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2021년 1~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1638억 원을 냈다. 2020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1268억 원을 훌쩍 넘었다.
2021년 4분기 실적까지 더하면 신세계의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519억 원으로 추산된다.
신세계가 별도기준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시기가 2018년 2423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을 배당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점을 명시해 놓은 만큼 최대 실적을 발판삼아 배당이 급증할 가능성도 동시에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신세계가 제시한 주주환원정책대로라면 신세계는 2021년도 결산배당으로만 250억 원을 쓸 수 있다.
신세계가 2020년도 결산배당으로 쓴 금액은 1주당 1500원씩 모두 147억5500만 원이었다. 지난해 배당 재원을 고려하면 올해 신세계 결산배당금은 1주당 2500원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반면 이마트의 배당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마트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마트는 2021년 1~3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2237억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6.2% 증가했다.
2021년 4분기 영업이익까지 합하면 지난해 이마트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천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년 만에 영업이익 3천억 원대 복귀이기도 하다.
이마트가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15%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마트가 쓸 수 있는 배당 재원은 450억 원 정도다.
다만 이마트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결산배당으로 539억 원씩 지출했다는 점에서 2021년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이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배당을 축소할 가능성은 없다. 이마트는 배당할 수 있는 환원재원이 1주당 2천 원에 미치지 못하면 최저배당으로 1주당 2천 원을 주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최저 기준인 1주당 2천 원에 맞춰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결산배당은 오너일가의 현금 확보로 이어진다.
이마트 최대주주는 지분 18.56%를 보유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2대주주는 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지분 10%를 가지고 있다.
이마트가 1주당 2천 원씩을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정 부회장이 103억 원, 이 회장이 56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들고 있다. 신세계가 1주당 1500원씩 배당한다면 27억 원을, 1주당 2500원씩 배당한다면 46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이명희 회장 역시 신세계 지분 10%를 들고 있어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최소 15억 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각 이마트, 신세계에서 수령하는 배당금을 증여세 납부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명희 회장은 2020년 9월 본인이 들고 있던 이마트 지분 8.22%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각각 증여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모두 3천억 원가량으로 두 사람은 모두 5년 동안 이를 분할해 납부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