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오포가 출시를 앞둔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N'. |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와 모토로라 등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이 연초부터 잇따라 자체 개발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구글도 뒤늦게 자체 브랜드 ‘픽셀’ 시리즈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해가 본격적으로 화면을 접는 스마트폰 상용화의 원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수많은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사의 등장에 직면할 수밖에 없지만 기술 선두업체로 확고한 지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확대에 따라 더 큰 수혜를 보게 될 공산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현재 사실상 유일하게 폴더블 스마트폰 패널을 대량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여러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며 성장에 박차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문매체 테크레이더는 17일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4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과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이래로 2년 넘게 독점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의 환경이 수많은 경쟁사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거나 출시계획을 구체화한 제조사는 최소 5곳 이상에 이른다.
▲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P50포켓'과 화웨이 자회사 아너의 '매직V'. |
특히 샤오미, 오포, 화웨이와 아너 등 중국뿐 아니라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한 기업들이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점은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선보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 또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데 아직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고사양 카메라와 뛰어난 구동 성능, 사용경험과 음향기술 등 저마다 차별화된 하드웨어 강점을 앞세우면서 삼성전자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이외에 구글도 당초 지난해 말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늦춰졌던 픽셀 브랜드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시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에 따르면 구글은 이른 시일에 ‘픽셀 노트패드’ 라는 이름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시리즈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의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진출은 결국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폴더블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형태로 개발해 새로 선보일 것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기존에는 일반 스마트폰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대화면에 맞춰 변형해 사용했지만 아예 폴더블용 운영체제가 개발된다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사용경험을 높일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폴더블 스마트폰시장 난립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중화됐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삼성전자에 긍정적이다.
당분간 폴더블 스마트폰의 생산 능력과 내구성 등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선두업체로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한동안 독점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중국업체에 오히려 우위를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의 공급처를 삼성전자 이외에 여러 중국 스마트폰업체로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 경쟁에 이득을 볼 수 있는 업체로 꼽힌다.
대부분의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폴더블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패널 구매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위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춘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삼성전자 콘퍼런스콜에서 “기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고객사(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 기반을 다변화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내수시장의 치열한 경쟁환경에 힘입어 단기간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력을 따라잡은 사례를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위협에 놓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출시할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무게와 두께, 디스플레이 자국 등 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해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지가 향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도 폴더블 패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꾸준한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를 통해 폴더블 패널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테크레이더는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4는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등 측면에서 경쟁사를 확실히 뛰어넘어야 한다”며 “애플도 중장기적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는 만큼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사가 아직 적다는 데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