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로가 편의점 맥주 가격인상에 나설까?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당분간 가격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4월 주류세 적용시기가 다가오면 편의점 판매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강남구에 있는 한 편의점에 캔맥주가 진열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16일 기준 국내 대형 주류업체가 판매하는 500ml 캔맥주는 편의점에서 대략 2500~27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앞서 수입맥주 브랜드와 수제맥주는 4캔 동시 구매할 때 적용되는 가격을 기존 1만 원에서 1만1천 원으로 높였다.
대부분이 수입되는 맥아와 홉 등 원료가격과 이를 운반하는 물류비가 크게 오르고 부자재를 만드는 알루미늄의 가격까지 모두 높아진 데 따른 대응이다.
하지만 국내 대형 주류업체 ‘빅 3’에 속하는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는 아직까지 맥주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이 2500원에서 2700원 사이에 형성돼 있으면 할인행사가 적용되지 않더라도 '4캔 1만 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맥주와 수제맥주 등에서 1만1천 원으로오른 것과 비교하면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편의점이 외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수제맥주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편의점 채널에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제품들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상황이 변해 이제 빅3 주류업체들은 치열한 편의점 맥주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이 기회를 이용해 매출증가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업계 동향에 따라 주세 부담은 판매량이 클수록 부담 커지는 만큼 주류세가 본격 적용되는 4월이 가까워져 오면 가격인상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류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했다.
원가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판매되는 술의 물량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바뀌면서 판매량이 많을수록 세금 인상에 따른 마진폭이 더 크게 감소하게 된다.
지난해 오비맥주 등이 맥주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캔맥주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격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4월1일부터,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5월7일부터 330ml 병맥주와 페트병, 생맥주제품 가격을 1.36% 인상했다. 그러나 당시에 335ml 캔과 500ml 캔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수제맥주와 수입맥주의 편의점 행사가격이 4캔에 1만1천 원으로 자리잡으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은 가격인상의 부담도 낮아진다.
지난해 12월 하이네켄과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등이 4캔 할인행사 가격을 1만1천 원으로 가격을 인상했고 제주맥주도 오는 2월1일부터 할인행사 가격을 1만1천 원으로 높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맥주의 90%가 '4캔 1만 원' 행사로 판매된 만큼 주류업체가 편의점 맥주의 행사가격을 올리면 상당한 가격인상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