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농축산물을 고객에게 당일배송하는 시스템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는다.
이 회장은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농협의 유통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9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은 올해 전국 12곳의 디지털풀필먼트센터의 가동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시설을 추가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디지털풀필먼트센터는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기존 하나로마트 오프라인 매장 안에 별도로 마련한 전용공간을 말한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직원이 매장에 진열된 상품을 가져와(피킹) 매장 안에 설치된는 리프트와 천장레일로 옮겨서 분류장으로 이동한다.
상품이 도착한 분류장에서는 주문별로 상품을 분배하고 포장(패킹)까지 마친 뒤 배송권역별 차량에 싣고 고객에게 배송한다.
농협중앙회는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기존 피킹과 패킹 업무에 자동 피킹관리시스템과 디지털 분류작업 시스템을 도입해 작업 정확성과 속도를 높였다.
농협중앙회는 디지털풀필먼트센터를 통해 점포 3㎞ 반경 안에 있는 소비자가 2시간 안에 배송을 받는 ‘싱싱배송’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는 ‘정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장은 디지털풀필먼트센터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전국에 당일배송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싱싱배송을 확대하기 위해 농협중앙회 자체적으로 택배조직을 구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풀필먼트센터는 이 회장이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유통 혁신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업이다.
이 회장은 2020년 2월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했을 때부터 농협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유통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유통 혁신을 강조해왔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2020년 4월 유통 혁신을 이끌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구성한 뒤 과제들을 발굴하여 추진해오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농축산물 유통 대변화로 농업 혁신에 큰 힘을 보태야겠다”며 “여러 번 강조 했듯이 유통 개혁은 농협의 숙명이자 농업의 희망을 앞당기는 중차대한 과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농협중앙회 디지털혁신실을 중심으로 디지털풀필먼트센터 확대를 위한 유통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혁신실은 이 회장이 2020년 조직한 디지털혁신부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디지털혁신실은 유통뿐 아니라 스마트농업, 농업 빅데이터, 로봇프로세스, 연구개발 전략 등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지난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새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농축산물도 온라인쇼핑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빛의 속도로 배송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