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은행에서 가계대출이 어려워지자 가계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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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2월 가계가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한국은행은 2월 말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252조8561억 원으로 지난해 말(248조6323억 원)에서 2개월 동안 4조2238억 원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들어 두달 동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6117억 원 늘어났고 상가 및 토지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6121억 원 증가했다. 이 통계에는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양도분이 포함되지 않았다.
1월과 2월을 합친 증가액 4조2238억 원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1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1~2월은 대출 비수기에 속한다는 점에서 제2금융권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이 기간에 주택거래가 줄고 직장인들의 연말 상여금으로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 등의 대출까지 추가하면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액은 더 많아진다.
이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가 내려갔고 은행권이 올해 2월부터 수도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소득심사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2조4459억 원으로 연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영향으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지난해보다 둔화했다. 올해 1분기(1~3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9조7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조6천억 원)보다 1조9천억 원 감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성장 흐름 속에 저신용·저소득층의 대출이 지속되고 있고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로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더 빨리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