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에이치엘비그룹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수합병 3건을 연달아 진행함에 따라 신약개발을 위한 가치사슬 'HBS(에이치엘비 바이오 에코시스템)'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HBS는 진 회장이 강조해 온 에이치엘비그룹의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R&D와 생산, 규정, 인허가, 마케팅 그리고 네트워크에 관한 각 관계사의 핵심역량을 통합한 것을 말한다.
진 회장은 그동안 HBS 구축을 위해 인수합병에 힘을 쏟아 왔는데 올해가 그 구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앞서 10월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에프에이를 1천억 원에 사들였다. 11월에는 넥스트사이언스 등 계열사들과 컨소시엄을 꾸려 백신 유통기업 지트리비앤티(현재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여기에 더해 27일에는 비임상 전문 임상수탁기관(CRO) 노터스의 인수도 결정됐다.
신약개발 및 상용화는 통상 연구, 비임상, 임상개발, 제조, 유통 등 5단계로 이뤄진다.
진 회장의 인수합병 전략을 토대로 에이치엘비그룹은 신약개발의 전주기에 모두 참여할 역량을 갖췄다. 신속한 의사소통 및 협력이 이뤄지는 그룹 안에서 대부분의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신약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진 회장은 이런 가치사슬을 목표로 매번 인수합병을 직접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진 회장은 특유의 결단력으로 매번 에이치엘비그룹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진 회장은 지난 수년 동안 HBS 구축과 이를 통한 시너지를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진 회장의 인수합병 전략은 에이치엘비그룹의 주력 신약들이 상용화될수록 가치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 HBS(에이치엘비 바이오 에코시스템) 구조. <에이치엘비>
현재 에이치엘비그룹은 다양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항암제 리보세라닙, 에이치엘비셀의 세포치료제 바이오인공간(라이프리버), 에이치엘비테라퓨틱스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RGN-259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가 베트남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제약바이오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나노코박스는 향후 베트남뿐 아니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허가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력 있는 기업의 인수합병은 에이치엘비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에이치엘비는 현재 연간 적자를 보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613억 원을 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손실 규모가 649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더 큰 손실을 거둘 것으로 예정됐다.
다만 내년부터 에프에이와 노터스 등의 실적이 에이치엘비에 반영되면 손실 규모는 상당히 축소될 공산이 크다.
에프에이는 2020년 매출 619억 원, 영업이익 151억 원을 벌어들였다. 에이치엘비에 따르면 에프에이는 올해 매출 1200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 규모 역시 대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에프에이는 내년 1월 에이치엘비에 흡수합병된다. 이에 따라 에프에이 실적은 2022년 1분기부터 에이치엘비의 연결실적에 반영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터스도 실적이 우수한 기업으로 꼽힌다. 노터스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585억 원, 올해 3분기 누적 446억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88억 원, 올해 3분기 65억 원을 기록했다.
에이치엘비는 내년 3월 말 노터스 인수를 위한 잔금을 납부하고 노터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노터스 실적은 내년 상반기부터 에이치엘비 장부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