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1-12-27 12: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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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는 케이캡을 기반으로 다른 신약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강석희 HK이노엔 대표이사.
27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케이캡은 올해 처방금액 기준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한 뒤 내년에도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처방금액 761억 원을 기록했는데 새로운 적응증 추가, 기술수출 확대 등으로 판매영역이 확대됐다.
케이캡은 현재 국내에서 미란성식도염, 비미란성식도염, 위궤양,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등 4가지 적응증에 처방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란성식도염 치료 후 유지요법에 관한 국내 임상3상에서 24주 장기 복용의 효능 및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2022년 하반기 이후 장기 처방 적응증이 적용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오승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소화성궤양에 관한 임상도 진행되고 있어 추가적 적응증 확대가 기대된다”며 “케이캡은 2024년 매출 2천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도 케이캡의 성장에 힘을 보탤 공산이 크다.
HK이노엔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케이캡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제약사를 상대로 6400억 원대 기술수출을 성공하기도 했다.
케이캡을 기술수출한 제약사 대부분은 현지에서 품목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해외 판매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 성과가 주목된다.
중국 파트너사 뤄신은 올해 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케이캡을 역류성식도염 신약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에서 케이캡이 출시되면서 HK이노엔이 로열티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2022년에는 남미, 2023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케이캡이 출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은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계열 제품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전 및 식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점, 우수한 약효 지속성으로 밤중에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는 점 등이 특징이다”며 “케이캡이 보다 폭넓게 쓰일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강석희 대표가 케이캡 매출에 자신감을 보이는 까닭이다.
강 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케이캡 연 매출 최대치를 1조 원으로 잡은 바 있다. HK이노엔 지난해 매출이 6천억 원대에 근접한 수준인데 이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케이캡 판매와 기술수출 등으로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케이캡 이외에도 다양한 신약을 준비하고 있는데 케이캡을 통해 신약개발에 따른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IN-A002, 수족구백신 IN-B001,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 치료제 IN-A010 등 여러 신약을 개발하는 중이다.
신약 대부분은 아직 기초연구 및 임상1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앞으로 상용화까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HK이노엔 연구개발비는 2019년 572억 원에서 2020년 59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508억 원이 투입됐다.
다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10.6%, 2020년 9.89%, 올해 3분기 9.06% 등으로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 케이캡을 비롯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사업 등이 호조를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