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샐러드가 내년에 시작되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김태훈 뱅크샐러드 대표이사는 대형 은행들이 대거 참여하며 당초 예상보다 치열해진 마이데이터 시장 경쟁에 대응해 건강서비스라는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전략으로 자산관리와 건강 서비스 두 축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기존에 선보이고 있던 자산관리서비스에 더해 건강서비스를 키워 마이데이터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 보다 정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금융권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당초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행되면 뱅크샐러드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뱅크샐러드가 이미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기반 개인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흩어져 있는 금융자산을 하나의 앱으로 모아 관리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이후 가계부, 건강, 주거, 자동차서비스를 추가하고 연말정산서비스와 자영업자를 위한 사업자서비스 등 생활관리서비스를 선보이며 데이터 활용영역을 점차 늘렸다.
김태훈 대표도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도약의 기회로 삼고 올해 1월 회사이름을 ‘레이니스트’에서 당시 서비스명이었던 ‘뱅크샐러드로’ 바꾸고 마이데이터 전문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시기가 예정보다 미뤄지며 선점 효과는 많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올해 8월 초에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었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핀테크와 금융업계의 의견을 수용해 2022년 1월 전면 시행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사이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올해 1월 말 1차로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획득한 기업은 28곳이었는데 12월 기준 51곳으로 늘었다.
준비 기간도 늘어난 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들은 모두 비슷한 출발선에 서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 마이데이터 정식 시행을 앞두고 12월부터 시범운영을 허용했는데 17개 사업자가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범서비스들을 살펴보면 마이데이터를 접목하기 쉬운 자산관리서비스에 집중돼 있다.
김 대표는 당초 예상과 달라진 시장 상황에 대응해 건강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뱅크샐러드가 기존 자산관리서비스에 건강서비스를 더한다면 초기 마이데이터 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0월 유전자검사서비스를 선보였다.
뱅크샐러드는 유전체 분석업체 마크로젠과 서비스 제휴를 통해 유전자검사패키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검사 결과를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보여준다.
유전자검사서비스는 시범운영으로 시작했지만 내년부터는 정식서비스 출시된다. 유전력이 강한 질환의 발병가능성을 미리 예방하는 여러가지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혈압, 당뇨, 비만 등과 관련한 다양한 건강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고 보험 등 금융서비스와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뱅크샐러드가 차별화된 건강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뱅크샐러드는 16일 모바일 앱 누적 다운로드 1천 만건을 돌파했다. 누적 1천 만 다운로드는 핀테크기업 가운데는 토스와 카카오페이만 달성한 기록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시범운영을 시행한 12월을 전후로 신규 다운로드 수가 일평균 2.35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