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가 아파트 상위권에 오르내리는 PH129,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은 어떤 건설사가 지었을까?
이들 아파트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가 사는 PH129, 방탄소년단 지민이 사는 나인원한남, 소지섭이 신혼집으로 구매한 한남더힐 등으로 언급된다. 재벌가 누구, 어느 기업의 CEO가 사는 집으로도 수식되면서 유명세를 탄다.
아파트는 보통 이름에서 건설사를 드러내는데 이들은 고유한 이름이 붙으면서 독립적 인지도와 가치가 생겨난 셈이다.
24일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아파트가 국내 아파트 역대 최고 매매가격을 경신하면서 PH129,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기존 초고가 주택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아파트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파르크한남은 최근 전용면적 268㎡ 매물이 120억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다시 썼다. 파르크한남은 11월에도 같은 면적 매물이 115억 원, 117억 원에 매매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파르크한남은 통상 아이돌그룹 빅뱅의 태양과 민효린씨 부부, 방탄소년단 제작자인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사는 아파트로 소개된다.
보통 아파트는 어느 건설사의 어떤 브랜드가 적용됐는지에 따라 일정한 등급이 매겨진다. 그런데 이들 아파트는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인식되는 셈이다. 파르크한남은 고급빌라 전문 건설사인 장학건설이 2020년 6월 완공한 아파트다.
파르크한남 이전 국내 최고가 아파트는 PH129였다.
PH129(더 펜트하우스 청담)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129번지에 위치한 아파트로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아파트 이름은 129번지에서 그대로 따왔다.
PH129는 전체 세대 수가 29세대뿐이고 이 가운데 펜트하우스 2세대는 2017년 분양가가 250억 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PH129는 2020년 8월 완공된 뒤 바로 다음해인 2021년 3월 전용면적 273.96㎡가 115억 원에 거래되면서 국내 초고가 아파트 대명사였던 한남더힐을 제치고 ‘한국에서 제일 비싼 아파트’ 타이틀을 얻었다.
PH129는 모든 세대가 복층으로 조성됐고 1세대 당 가능한 주차대수는 5.5대다. PH129는 배우 장동건씨, 골프선수 박인비씨, 메가스터디 스타강사 현우진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이덕희씨 등이 분양받은 아파트로도 주목을 받았다.
한남더힐은 금호건설이 한남동 매봉산 아래 옛 단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부지에 지은 아파트다.
한남더힐은 전용면적 243.2㎡ 매물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무려 7년 동안 해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1위를 지켜왔다.
한남더힐의 이 평형대는 2014년 최고가 65억6500만 원, 2015년 77억 원, 2016년 82억 원, 2017년 78억 원, 2018년 81억 원, 2019년 84억 원, 2020년 77억5천만 원에 거래됐다.
한남더힐은 2009년 분양 당시 7년 동안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 전속모델로 활동한 배우 이영애씨가 견본주택을 방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배우 소지섭, 한효주씨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동의 또 다른 고급 아파트 나인원한남은 한남대로 91번지에 위치해 ‘나인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롯데건설은 회사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인 르엘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인원한남은 번지수를 넣어 전통 부촌 지역에 자리한 입지적 특징을 강조하는 전략을 채용했다.
나인원한남은 올해 10월 전용면적 273.41㎡가 84억 원에 거래되는 등 아파트 실거래가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나인원한남은 아이돌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 방탄소년단의 지민, 배우 배용준 박수진 부부, 가수 장윤정씨 부부 등이 사는 아파트로도 유명하다.
단지의 입지적 특성, 장점 등을 부각시키는 펫네임(별칭)은 초고가 주택을 넘어 기존 아파트 단지 작명에서도 새로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은 고급화, 차별화를 찾는 수요에 맞춰 하이엔드 브랜드 론칭에 더해 기존 아파트 브랜드에 펫네임을 붙인 고유한 단지를 앞세워 분양시장,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시장 수주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에서 올해 6월 분양한 아파트단지에 래미안원베일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일리는 중세 유럽시대 성의 영주와 그의 가족들이 거주한 성의 중심부를 의미한다.
현대건설 컨소시엄도 단일 아파트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에 올림픽파크 에비뉴포레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름을 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