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에 두 번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첫 코로나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1년 후까지 코로나 국면이 지속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비록 지난해보다 나을 것 없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변이 출현과 먹는 치료제 개발 등에 힘입어 내년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든다.
▲ 서울시청 앞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크리스마스는 지난해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배 이상 늘어나는 등 더욱 엄중한 상황에서 보내게 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인 2020년 12월25일에는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241명으로 역대 최다를 보였다. 올해는 24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6233명 발생했다. 7천 명대에서 6천 명대로 내려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전국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겨울 스포츠 시설 운영 중단 등 초강력 ‘연말연시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됐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영업시간 밤 9시 제한과 사적모임 4인 이하 제한 등 더욱 강도높은 방역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11월1일부터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여파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방역지침이 강화됐다.
지난해 연말 백신접종을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백신 접종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24일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85.5%, 2차 접종률은 82.3%이고 3차 접종률은 27.9%이다.
그럼에도 1년 전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크게 불어난데다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연일 최다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3차 접종률이 높아지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으나 돌파감염 사례가 있어 백신 만으로 코로나19 정국을 끝내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떠오른다.
최근 등장하는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에 쏠리는 기대가 큰 이유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 화이자의 가정용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EUA)한 데 이어 23일에는 다국적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러시아도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미르-19’의 사용을 승인했다. 대웅제약, 신풍제약, 동화약품 등 국내 제약사도 먹는 치료제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신종플루 사태 때 먹는 치료제로 타미플루가 존재해 대유행을 잠재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역시 먹는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9월 머크앤드컴퍼니와 먹는 치료제 24만2천 명분 사전구매 계약을 마쳤다. 화이자와도 10월 7만 명분 선구매 약관을 체결했고 현재 30만 명분 이상 구매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을 합하면 54만 명분 이상의 치료제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59만 명에 견줄 만한 수준이다. 계획대로 2022년 2월부터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면 연말인 크리스마스까지 일상을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우세종이 기존 델타에서 오미크론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조심스레 나온다.
세계에서 처음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사협회장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17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관찰한 바로는 전염성이나 전파 속도는 오미크론이 델타만큼 빠르지만 그 증상은 훨씬 경미하다"고 말했다.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 확진자 가운데 산소호흡기를 처방해야 되는 등의 중증 경우도 없었고 심각한 호흡기 증상도 없다며 희망적 기대를 내비쳤다.
쿠체 박사는 "오미크론이 널리 퍼질 수 있으나 생명을 위협하지 않아 독감 정도로 취급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고 오미크론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수 있다고 봐도 되냐"는 사회자의 말에 "조심스럽지만 동의한다"고 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