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규 한진중공업 사장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채권단 자율협약 아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안 사장은 최근 한진중공업 단독대표에 올랐는데 안 사장 체제에서 수빅조선소가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
|
▲ 안진규 한진중공업 사장. |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최근 행정사무직 대상 희망퇴직을 끝냈다.
한진중공업은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월 평균임금의 15개월을 지급하고 재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3월 말까지 5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나 신청자가 이에 미달하자 희망퇴직 신청기한을 연장하고 추가로 신청을 받았다. 결국 17일까지 6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채권단의 인력감축 요구에 따른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1월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1300억 원의 유동성을 지원했고 최근 1400억 원의 추가지원도 추진하고 있다.
채권단은 25일 회의를 열고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5월 초까지 한진중공업 9개 채권단이 모두 동의하면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채권단 자율협약은 한진중공업에게 오히려 약”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산매각이 순항 중”이라고 평가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 3천억 원 규모의 인천 율도부지를 매각했고 추가로 2400억 원을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3500억 원 규모의 동서울터미널도 개발과 관련해 6~7월 서울시 인허가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1500억 원 규모의 부산 다대포공장 매각도 검토 중이며 3천억 원 규모의 영도조선소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이 가능한 자산”이라며 “팔 수 있는 자산 규모가 커 정상화는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 역시 "한진중공업은 실적 개선이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라면서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자산매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진중공업은 3월 말 안 사장과 이만영 부사장의 각자대표체제에서 안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채권단과 자율협약 절차를 밟으면서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안 사장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안 사장은 지난해 3월 조선부문 대표이사에 오른 지 1년 만에 한진중공업 전체 키를 쥐게 됐다.
안 사장이 이끄는 한진중공업에서 조선사업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문 대표였던 이만영 부사장은 대표이사와 함께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다.
특히 안 사장은 2011년부터 필리핀 수빅조선소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안 사장이 지난해 대표이사가 될 때 수빅조선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자율협약 상황에서도 수빅조선소가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영도조선소를 특수선 전문 조선소로 개편하려고 하고 있어 수빅조선소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진중공업 특수선사업은 조선부문 매출의 6.72%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지난해 매출 1조2160억 원, 순이익 5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2 이상을 수빅조선소에서 냈다.
양형모 연구원은 수빅조선소가 올해 매출 1조2천억 원에 영업이익 3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영도조선소는 매출 6500억 원에 영업손실 600억 원을 낼 것으로 봤다.
한진중공업 주가는 19일 전일보다 4.15% 오른 4265원으로 장을 마쳤다. 경영정상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