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라인뱅크는 13일 기준으로 신규손님 28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9월 20만 명이었는데 3개월 사이 8만 명이 더 늘었다.
출범 초기와 비교하면 신규손님 증가세가 다소 완화했지만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은행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인도네시아의 대형 은행 BCA와 BRI가 하반기 디지털은행 서비스를 시작했고 차량공유기업 고젝이나 동남아시아 대형 전자상거래기업인 쇼피를 운영하는 씨그룹도 지분인수 등 방식으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라인뱅크는 하나금융그룹이 6월 네이버의 글로벌 모바일플랫폼 라인과 협업해 인도네시아에 출범한 디지털은행이다. 비대면계좌 실명확인(e-KYC)을 통한 계좌개설, 정기예금, 직불카드, QR코드 간편결제, 무카드(Cardless) 출금, 공과금 납부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박 행장으로서는 라인뱅크가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박 행장이 인도네시아에서 다음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는 데도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의 미래전략 등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데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서둘러 대응할 필요가 크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6월 라인뱅크가 출범할 때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함께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현지 고객 기반 확대와 은행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개인 대출 상품 출시 등 서비스 영역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차별화한 디지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0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나은행 해외법인 가운데 중국 법인 다음으로 규모가 크고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하나금융그룹이 해외수익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는 전자상거래 등 핀테크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디지털은행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래 인도네시아는 1만8천여 개 섬으로 돼 은행 서비스가 미치지 않는 곳이 많았는데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이를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하나은행은 올해 안에 라인뱅크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인 고페이(Go-Pay)와 OVO, DANA 등 계정에 충전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고페이나 OVO, DANA는 2020년 월별 활동 이용자 수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간편결제 시장에서 차례대로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에서 승인을 받는 대로 라인뱅크에서 대출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대출상품 판매를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금융감독청(OJK)에서 여신승인 심사가 완료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