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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제약바이오 본격화, 이재현 CJ바이오사이언스 앞세워 10조 쏜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12-15 12: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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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내년에 출범하는 CJ바이오사이언스를 앞세워 레드바이오(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든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룹의 정체기를 탈출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사업 등 ‘웰니스’를 강조하고 있는데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에 우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제약바이오 본격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CJ바이오사이언스 앞세워 10조 쏜다
▲ CJ가 상표 출원한 CJ바이오사이언스 로고.

15일 CJ그룹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앞서 약 983억 원을 들여 인수한 바이오기업 천랩은 12월 말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이름을 CJ바이오사이언스로 바꾼다.

이후 내년 1월 CJ제일제당은 레드바이오사업 일체를 CJ바이오사이언스에 넘겨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 천랩이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미생물) 관련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게 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주로 건강기능식품, 진단 분야에서 활용됐는데 최근에는 치료제 쪽으로도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어 CJ바이오사이언스가 성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제약바이오 전문가들은 바라본다.

현재 천랩 연구개발 목록에 올라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항암제, 간질환 치료제, 뇌신경계 치료제 등이다. 4종 모두 올해 3분기 기준 비임상 및 탐색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신약개발에는 통상 1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CJ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앞으로 적잖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CJ제일제당에서 천랩으로 넘어가는 레드바이오사업도 초기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레드바이오사업 양도가액은 약 61억 원에 그쳐 규모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리기 위해 현재 천랩이 소모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천랩은 미생물 유전체 생명정보 분석 플랫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서비스 등 자체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기준 매출 37억 원을 거뒀다.

하지만 벌어들인 돈 대부분은 연구개발비로 빠져나가는 중이다. 천랩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19년 71.06%에서 2020년 93.36%로 뛰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94.41%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회사 영업손실은 2019년 45억 원, 2020년 85억 원, 올해 3분기 76억 원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미 ‘10조 원 투자’를 선언한 이재현 회장은 손실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 제약바이오 본격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CJ바이오사이언스 앞세워 10조 쏜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1월3일 사내 방송을 통해 CJ그룹의 중기 비전을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CJ >
CJ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웰니스사업은 이 회장이 점찍은 CJ그룹 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다.

이 회장은 11월 CJ그룹 임직원에게 그룹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CJ그룹이 정체의 터널에 갇혀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웰니스, 컬처, 플랫폼, 서스테이너빌리티(지속가능성) 등 4개 분야에 2023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처럼 투자 규모가 커도 신약개발은 쉽지 않다. 미국 바이오협회(BIO)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임상1상부터 시작해 최종 승인까지 성공한 신약은 전체의 7.9%에 불과했다.

다만 한 번 성공하면 결실은 달콤하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가 대표적 사례다. 

길리어드는 1987년 설립 후 15년가량 적자를 봤지만 에이즈 치료제를 기반으로 200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C형 간염 치료제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돈방석에 앉았다.

최근에는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또 한번 기업가치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올해 길리어드 예상 매출은 260억 달러 수준이다.

이 회장이 CJ바이오사이언스와 다른 웰니스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CJ제일제당은 네덜란드 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를 9일 2630억 원에 인수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건강기능식품사업을 분리해 100% 자회사 CJ웰케어를 설립하기로 했다. CJ웰케어는 CJ바이오사이언스와 발맞춰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유산균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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