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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메타버스 활용범위 확대, 잠실 복합개발 수주전에서는 경쟁력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12-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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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신유진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는 3차원 채팅 프로그램에 건축기술을 접목해 ‘다다월드’라는 가상세계 서비스를 만들었다.

다다월드 서비스 가입자들은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생활하며 집과 차 등을 소유하고 상가를 분양받거나 건물을 매입해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 방문해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주택 청약, 분양에 관한 상담도 받았다.
 
건설사 메타버스 활용범위 확대, 잠실 복합개발 수주전에서는 경쟁력
▲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한 롯데건설의 채용설명회. <롯데건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프롭테크기업들과 손잡고 '건축'하고 있는 온라인 견본주택 모델이 이미 20년도 전에 존재했던 셈이다.

건설업계는 다른 산업영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IT관련 첨단기술과 거리가 있고 변화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의 구현영역이 건설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현재 메타버스산업을 IT기업, 게임기업 등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건설업계에서도 메타버스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해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할 수 있다. 

12일 증권가와 프롭테크업계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건설업계에도 디지털전환 바람이 거세지면서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메타버스를 안전교육 콘텐츠나 온라인 견본주택, 기업 캠페인, 신입사원 입문 교육 등에 도입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복합단지개발, 스마트도시 등 분야에서도 메타버스기술과 플랫폼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개발사업 수주전을 봐도 그렇다.

이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의 부지에 야구장과 전시·컨벤션센터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이를 지원하는 업무·숙박·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민간투자사업으로 사업비만 2조1672억 원 규모다.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7곳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큰 관심을 보였는데 10일 한화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가 참여한 한화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 제안서에 메타버스기술 등 첨단 미래기술과 탄소중립 관련 내용들을 접목하는 것을 강조했다. 기업의 이런 움직임에서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과 서비스가 사업 수주 경쟁력에도 한 부분을 차지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한화 컨소시엄은 업무와 문화를 포함한 생활 전면에서 비대면과 디지털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연결·융합한 메타버스 통합 플랫폼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시 공간과 콘텐츠를 선보이고 시설물도 가상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서울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을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똑같이 구현해 온라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힘을 싣고 있는 스마트도시 사업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 적용은 핵심부문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스마트도시 플랫폼 구축 등에 관한 협업을 맺은 경남 김해시는 최근 현실과 가상세계 연결을 위해 메타버스분야 서비스 발굴과 실증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시도는 20년 전 시도된 가상공간서비스 다다월드를 떠올리게 한다.

광운대 건축과 신유진 교수는 2000년 다다월드에서 점포 400개를 평당 10만 원에 분양했는데 삼성증권, 외환카드를 비롯해 패션, 유통,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분야 기업들이 입점해 상점을 냈다. 기업뿐 아니라 한양대병원은 다다월드에 분원을 내고 진료를 했고 서울경찰청도 사이버파출소 설치를 추진했다.

그런 점에서 가상화폐나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활용하면 건설사가 만든 메타버스 공간에 실물 경제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건설사들도 이미 가상화폐 등을 접목한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성지건설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건설업에 힘을 싣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는 부동산 건설, 시공, 시행, 분양, 매매에 대체불가토큰 또는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부동산 리츠나 콘도 회원권을 가상화폐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건설사들은 이밖에도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부문에 메타버스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GS건설은 가상현실 기업과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바탕의 스마트 안전보건교육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직방과 업무협약을 맺고 직방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폴리스에 롯데건설 사옥을 세웠다. 고객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롯데건설의 견본주택을 보고 분양 상담도 할 수 있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선진 건설사들은 인수합병, 지분투자,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IT기술분야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삼정KPMG는 미래 건축산업 전망에 관한 보고서에서 “건설산업에서 디지털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국내 건설사도 경쟁우위를 위해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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