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 영역에서도 4차사업혁명,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맞물려 디지털전환이 중요한 경영과제로 떠오르면서 최근에는 콘테크 서비스가 실제 돈이 되는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콘테크란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건설업에 빅데이터,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최근 기술전시회를 통해 콘테크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설계와 조달, 시공 등 모든 과정을 표준화, 자동화하는 것은 회사가 내부적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략인데 이것을 사업화해서 다른 기업에도 이 모델을 팔려고 한다”며 “기존에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사업만 했다고 하면 이제는 콘테크, 디지털전환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3차원 설계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 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적용하면서 콘테크분야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마다 사내기술전시회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기술전시회를 개최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자료를 공유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1월 말 진행한 전시회에서 혁신기술부문의 전략과 솔루션, 미래 사업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설계와 자재조달, 제작까지 과정을 디지털기술 토대로 자동화해 다른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건축 구조물의 생산방식이 변화하고 있고 이에 발맞춰 IT기술과 융합하는 일도 늘어나는 만큼 건설현장의 자동화에 사업기회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신사업분야로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 클라우드 바탕의 건자재 유통 플랫폼, 모바일로 실시간 현장 확인이 가능한 3차원 환경을 제공하고 관계자들을 연결해주는 허브 플랫폼 등을 제시했다.
크게 보면 결국 콘테크 기술력을 통해 건설현장, 건설공정을 비롯해 관련 업무 프로세스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공사기간 등을 단축하는 등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솔루션 ‘프로바이더(제공자)’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콘테크 신사업의 하나로 회사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플랜트사업을 운영해오면서 확보한 자재 공급망과 관련 데이터 등을 활용해 자재 유통과 관리영역으로 발을 뻗고 있다.
최 사장은 올해 7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B2B(기업 사이 거래)시장을 대상으로 한 건자재 유통 플랫폼 공동 구축에 나섰다.
건설분야는 제조업 등과 달리 공사별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다 보니 공급 체인이 명확하지 않고 자재 품질관리 등 부분에서도 소통채널이 없는 등 위험부담이 있었다.
최 사장은 30년 넘게 삼성엔지니어링 화공플랜트분야에서 일하면서 설계를 제외하고 사업 조달 등 주요사업부문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일 만큼 기술을 중요시하는 경영자로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에 오른 뒤에도 기술 경쟁력 확보를 강조해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3차원 설계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공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 회사의 모든 현장에 설계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3차원 설계 자동화는 도면 출력 없이 모바일기기 등에서 설계 도면과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인건비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
최 사장은 올해 5월에는 글로벌 디지털솔루션기업 PTC와 신사업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기술 등을 활용한 신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PTC와 증강현실 바탕의 스마트 현장관리시스템, 사물인터넷 바탕의 실시간 현장 모니터링 및 데이터수집 등 플랜트 건설과 운영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7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업을 발표하면서는 “콘테크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 글로벌 기술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콘테크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이 내재화된 콘테크기술을 사업화하겠다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판단한다"며 "콘테크분야가 그린 EPC를 담당할 솔루션 사업부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삼정KPMG는 미래 건설산업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건설산업에서 디지털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국내 건설사도 경쟁우위를 위해 더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며 “건설 프로세스에 BIM(빌딩정보모델링), 클라우드, 인공지능, 증강현실, 플랫폼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 생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건설사가 디지털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환경문제를 직간접적으로 줄일 수 있어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