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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산에 백신 다다익선 시대, 주목 받는 한국 바이오기업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1-12-09 1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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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변이는 또 다른 변이를 낳는다. 바이러스와 싸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 백신 다다익선 시대, 백신 생산 확대에 힘쓰는 K-바이오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오미크론 확산에 백신 다다익선 시대, 주목 받는 한국 바이오기업들
▲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아프리카 카메룬에 공급된 코로나19 백신이 옮겨지고 있다. <코백스퍼실리티>

9일 영국 옥스퍼드대학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8일 기준 세계 인구의 55.3%만이 최소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마쳤다. 바꿔 말해 절반 가까운 45%가량은 여전히 백신을 맞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소득이 적은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6.3%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됐다. 선진국과 ‘백신 쟁탈전’에서 저개발국가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여전히 많은 상황은 오미크론의 뒤를 잇는 새로운 변이의 출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7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뭔가가 빠르게 퍼지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며 “빠른 확산은 수십억 명의 감염을 낳을 수 있고 이는 다른 변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백신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오미크론 확산에 백신 다다익선 시대, 주목 받는 한국 바이오기업들
▲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생산량 전망. 2022년부터 대폭 늘어난다. <유니세프>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128억9천만 도즈에서 내년 403억7천만 도즈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한국 기업들이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유니세프가 파악한 한국의 백산 생산기업 목록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큐라티스, 휴온스글로벌, 지엘라파,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있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모더나 mRNA 백신의 완제 공정을 담당했는데 최근 미국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와 코로나19 mRNA 백신 원액 생산계약을 맺었다.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을 연간 수십억 명분 공급해 백신 보급의 형평성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내년 1분기부터 아프리카에서 임상1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 원액을 생산해 왔다. 내년부터는 자체 백신 GBP510을 들고 저개발국가 지원에 나선다. GBP510은 세계 최대 민간재단 빌&멜린다게이츠재단,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향후 상용화하면 세계 백신 공동분배 프로젝트인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저개발국가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공급된다. 

휴온스글로벌은 휴메딕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최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및 스푸트니크 라이트 백신 생산에 들어갔다.

지엘라파는 자회사 한국코러스를 주축으로 큐라티스, 보령바이오파마, 이수앱지스, 종근당바이오, 제테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푸트니크V 백산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큐라티스는 9월 미국 HDT바이오의 mRNA 백신을 위탁생산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 제약사 캐딜라헬스케어와 코로나19 DNA 백신 자이코브디의 제조 라이선스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에스티팜, GC녹십자과 컨소시엄을 꾸려 국내용 mRNA 백신 개발 및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이다. 내년 1억 도즈 분량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해외의 ‘백신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앞서 국내 백신 공급망을 탄탄하게 다진다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제조업체들의 올해 예상 공급목표는 120억 도즈 이상으로 세계에 공평하게 배분된다면 인구의 70%가 접종할 수 있다”며 “하지만 모든 인구에 부스터샷(추가접종)이 필요하게 되면 165억 도즈를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확산에 백신 다다익선 시대, 주목 받는 한국 바이오기업들
▲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한국 기업들을 포함한 세계 백신 생산업체들이 유니세프의 예상대로 연간 400억 도즈 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하면 추가접종을 포함한 백신 수요에 넉넉히 대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정부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백신 생산 확대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청와대에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주재하고 2026년까지 백신 산업에 2조2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백신 허브’를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구체화해 내년 임상시험 지원에 3210억 원을, 개발 및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실험 시설·장비 구축 등에 1063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구축은 세계적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를 지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세계적 백신 수요와 공급 사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백신 생산능력을 확대해 저개발국가의 공평한 백신 공급을 돕는 일은 한국의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해외의 코로나19 확산을 방치하는 것이 국내 방역환경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해외로부터 감염 및 여러 변이의 출현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가 더 이상 봉쇄 위주의 방역정책을 버티기 어려워지는 현 상황도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역할론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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