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022년 금리 인상이 한국 은행권의 주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7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주최한 한국 금융기관 신용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최초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며 “2022년 한국의 은행권 핵심 리스크는 금리 인상”이라고 말했다.
옥 연구원은 “현재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돼 1%까지 높아졌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부채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계속 높아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올해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올렸다. 한국은행은 2022년에도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옥 연구원은 한국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면서도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은 지속해서 악화되는 추세였다”며 “현재 대출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의 정책으로 자산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으나 향후 경기 상황과 정부 지원책에 따라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 부채도 은행권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옥 연구원은 “한국의 가계 대출 수준도 아시아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고 증가 폭도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기업과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기 도래는 은행권의 핵심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 마진 확대가 신용비용 증가를 상쇄해 은행의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옥 연구원은 “예상보다 자산 건전성 악화 폭이 커도 은행들은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국가 대부분 이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