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성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다각화 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3분기까지 실적과 수주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토지신탁 시장 밖으로 눈을 돌려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토지신탁은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전담하는 미래전략 TF팀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 팀은 토지신탁과 리츠 이외에 블록체인이나 NFT(대체불가토큰),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업무를 맡아 기존 업무와 접목가능성 및 도입 여부 검토 등을 진행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들과의 업무 협업이나 블록체인 관련 회사와 신사업 등도 추진한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미래형 사업모델로의 전환 및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위해 미래전략 T/F팀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시행했다”며 "2022년을 미래형 사업 진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최윤성 사장이 기존 토지신탁과 관련된 사업이외에 다른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데는 토지신탁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2019년 19.3%로 토지신탁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2020년에는 점유율이 4.7%포인트 떨어졌다.
이와 함께 15.6%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자산신탁에 0.8%포인트 차이로 1위를 내줬다.
여기에 2019년 출범한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금융계 신탁사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되는 등 경쟁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최 사장은 이런 시장 변화를 감안해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도 리츠, 도시재생 등으로 발을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성장하고 있는 물류시설과 관련해 공동투자 업무협약을 관련 기업들과 맺기도 했고 최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사업재편기업의 자산매각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최 사장은 그동안 많은 일감을 확보해 놓은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2148억 원을 수주했는데 올해는 3분기 이미 2038억 원의 신규수주를 거뒀다. 지난해를 넘는 신규수주를 올해 올리면 한국토지신탁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신규수주 규모를 확대하게 된다.
최 사장은 신규수주에서도 기존에 주력했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을 줄이고 다른 부동산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수주에서는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이 53.8%로 절반이 넘었지만 올해 3분기 신규수주에서 차입형 토지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0.9%다.
차입형 도시정비가 34.3%로 더 많았고 리츠는 18.5%를 보였다. 기타로 분류되는 관리형 토지신탁, 비토지신탁, 컨설팅, 대리사무 등 수주는 16.2%이다.
실적까지 함께 개선되고 있는 점도 최 사장이 적극적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3분기에 매출 1771억 원, 영업이익 86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4%, 영업이익은 20.7% 늘어난 것이다.
최윤성 사장은 올해 3월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최윤성 사장이 리츠와 도시정비 등 미래먹거리형 사업을 발굴해 수익구조 다각화를 이뤘다"며 "그 결과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 전문성을 충분히 입증해 연임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